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일들이 대체되어가는 현상은 오늘날 우리가 앞두고 있는 여러가지 위기들 중의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보통신기술 혹은 4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기업가가 각각 다른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이면서 현역에서 물러나 자신의 이름을 딴 구호재단을 운영중인 빌 게이츠(Bill Gates)와, 테슬라 모터스와 스페이스 X라는 기업을 통해 전기자동차와 무인운전 그리고 상업용 우주선을 전세계에 각인시키고 있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바로 그들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독특한 상상력과 뛰어난 사업 수단을 지닌 대표적인 기업가로서 인공지능의 발전에 관해 꾸준히 자신의 의견을 알리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소수의 기업에 독점되어서는 안된다며 오픈AI(OpenAI)라는 단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그가 지난 2월 12일 아랍에미리츠의 두바이에서 열린 월드 거번먼트 서밋(World Government Summit)에서는 ‘사람의 두뇌와 인공지능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갈수록 인공지능에 의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줄어들 것이며, 일자리 또한 부족하게 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함과 동시에 일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물학적 두뇌와 인공지능이 결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 발생하는 문제들은 구체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오는 ‘쓸모 없음’과 인공지능의 ‘제어’에 관한 문제입니다. 즉, 인공지능에 의해 일자리에서 밀려나온 사람들이 가지게 될 심리적 패배감 그리고 인공지능에 관한 통제가 소수의 사람에게 맡겨지거나 혹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통제하게 될 지도 모를 상황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일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인공지능과 비슷한 속도의 지적 활동이 가능해져서, 인공지능과 두뇌를 연결해서 생각의 속도만큼 일을 빨리 처리하거나 혹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인공지능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며 인공지능을 ‘통제’하는 것도 가능해지리란 뜻으로 보입니다.

<빌 게이츠의 Quartz.com 인터뷰 화면 캡처, 원본은 https://qz.com/911968/>

한편 빌 게이츠는 일자리 문제에 관해 다른 접근을 했습니다. 최근의 인터뷰에서 그는 로봇이 사람의 직업을 빼앗을 것이므로, 로봇을 이용하여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려는 사업주들에게는 소위 ‘로봇세(Robot Tax)’를 거두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대체 과정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기업들이 로봇으로 생산 인력을 대체하게 되면 그만큼 세금의 부족분이 발생할 것이고 이를 메워야 할 필요가 있고, 생산 현장에서 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하던 일 대신 아이들의 교육이나 노인들을 돌보는 등의 일에 투입하기 위한 재교육의 비용도 필요하므로 로봇세를 거둘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로봇세의 도입이 기술혁신으로 인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로봇의 도입으로 인한 손실이 나타난다면 로봇세를 도입해서 기술 도입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을 것이며, 이 때 우리는 거대한 충격이 우리 사회에 끼칠 영향력이나 노동자들의 재교육이나 이를 돕는 보조금의 형태에 관해 질문해 봐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러한 역할을 기업이 아닌 정부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기업이 장애인이나 노년층들을 돌보게 하는 것 보다 정부가 세금을 거둬서 집행하도록 하는 편이 비용의 측면에서 더 나으므로 세금을 거두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미래에는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현재 각자가 처한 입장을 기반으로 수많은 의견들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의견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서 민주적으로 사회의 나아갈 바를 결정할 지가 어쩌면 로봇과 인공지능의 도입에 맞서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처럼 위정자들이나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한 사회의 나아갈 바가 정해지는 것은 오늘날 세계의 수많은 시민들이 바라는 바는 아닐 것입니다.

인쇄하기
이전
다음
3+

소요 사이트를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액수에 관계없이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소요 사이트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협동조합 소요 국민은행 037601-04-047794 계좌(아래 페이팔을 통한 신용카드결제로도 가능)로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