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로 이전함에 따라 생활에 많은 부분이 온라인에 의존하게 되었고, 어떤 면에서는 오프라인으로는 일을 처리할 수 없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역전 현상까지 보게 됩니다.
학교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는 것은 인생사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진학과 취업에도 디지털 기술은 오래 전부터 많은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특히, 외국의 경우 인공지능이 대학에서 학생 선발이나 회사 구인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도 점점 그런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학과 회사에서 사람을 선발할 때 서류심사를 함에 있어서, 지원자의 온라인 활동 내역을 검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잘 알다시피 온라인에 한번 남긴 흔적은 지울 수가 없어서 어릴 때부터 온라인에서의 평판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미국의 중고등학교에는 온라인 생활을 지도하는 전담교사가 있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 여성의 캐리어 관리를 돕는 비영리 여성경력 커뮤니티인 페어리갓보스Fairygodboss에는 직장을 구하는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다섯가지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글이지만, 아이들도 조심해야 내용이라서 조금 풀어서 공유를 합니다.
1. 먼저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연령 차별 등의 내용을 게시하지 마십시오.
학교도 기업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입니다. 실제 하버드 대학은 2017년과 2018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근거로 예비학생들의 합격을 취소한 적이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아예 연락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2. 이전에 일한 회사에 대한 비하 발언을 공유하지 마십시오.
직장인 대부분은 업무나 인간관계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했고, 그것을 드러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회사에 다닐 때도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는 했는데, 퇴사를 한 후에는 자유스러운 마음에 더욱 그러고 싶겠지요. 미래의 직장 인사 담당자 혹은 최고 경영인이 그 글을 보면 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물론 불법적인 차별이나 부도덕한 행동에 대한 고발까지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3. 구직과 면접 과정에 대한 분노를 숨기십시오.
채용 과정에 서류 심사부터 몇 번의 단계가 있고, 기간도 몇 달씩 걸릴 때도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압박면접을 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누군가의 평가를 받는 자체가 피곤하고 힘든 일입니다. 그 과정에 대한 관찰이나 느낌을 공유할 때 좋은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적겠지요? 참을 인자가 여럿 필요합니다.
4. 특히 법과 관련하여 올바른 판단력을 보여주십시오.
혼자 있을 때조차 스스로 삼갈 수 있으면 ‘군자’라고 했지요? 사적 공간에서 법과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은 드물고, 소셜 미디어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회색지대입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마스크 없이 친구들과 노는 사진을 올려서 지탄받았던 유명인들 기억 나시지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차분하게 소셜 미디어의 자기 사진을 살펴보면 ‘출입금지’ 팻말을 앞에 두고 찍은 사진, 달리는 차에서 몸을 밖으로 내밀고 고함치는 장면 등…. 우리끼리는 즐거운 추억이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5. 민감한 개인 정보가 비공개인지 확인합니다.
사람들은 건강이나 취미, 그리고 가족과 같은 일상사에 대해서 비교적 편하게 공유를 합니다. 한번 쯤은 그 내용 중에서 면접관이나 미래의 상사와 공유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미국에서는 초임 교사들이 학교에 출근하기 전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이 SNS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평소에 사용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들의 개인정보 보호 설정을 잘 살펴보고 활용하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
이렇게까지 하고 살아야 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도 잊고 있던 수십년 전의 일이 녹취와 사진으로 되살아나서 현재와 미래의 나를 낙인 찍는 일이 다반사인 ‘디지털 주홍글씨’의 시대에는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됩니다.
온라인 활동을 아예 하지 않으면 될까요? 어떤 사람에 대해서 온라인에서 검색을 했는데 아무 흔적이 나오지 않으면 정상으로 보일까요? 차카게 행동하고 좋은 말 좋은 글 많이 남기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미래를 위해서…
주홍글씨를 새기는 나이대가 점점 내려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망상인지 모르겠지만, `정보와 디지털 환경의 제한으로 사람의 사고도 찍어내듯 규격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릴 때부터 주홍글씨를 새기겠노라 하면 더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컴퓨터가 인간을 정말 제대로 닮고 싶다면 `건망증`도 배웠으면 싶어요.
`잊는 게`이 미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