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앞에 100년쯤 된 감나무가 있다.
가을이면 감이 제법 열린다.
그러나 너무 높아 감 따기가 별 따기다.
거의 대부분 새가 먹는다.
지난 가을, 이웃집에서 나무를 자르면서 같이 싹둑 잘라줬다.
몹시 서운해 옆의 가지 하나만 남겼다.
싹이 날까, 걱정했다.
오늘 보니 싹이 났다.
주변 나무들 때문에, 집 건물 때문에 종일 햇빛을 보지 못한다.
그래도 싹이 났으니 자랄 것이다.
나이들어서 저 순처럼 새로운 순이 나면 좋겠다, 생각했다.
젊었을 때는 나이를 비슷하게 먹는다.
그러나 나이들면서 서로 다르게 늙어간다.
어떤 사람은 나이들어서도 더 멋있고 건강해지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냥 ‘늙어간다’.
어쩌다 상가집에서 오랫만에 사람들을 만나면 그래서 화들짝 놀란다.
좋은 얼굴을 만나면 괜찮지만, 폭삭 늙은 얼굴을 만나면 안 보고 사는 사이 무슨 일을 겪었나 싶어
걱정이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나이 든다. (중략) 건강한 습관은 호기심, 개방성, 관계성, 성실성과 함께 건강 수명을 늘리는 코치 원칙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 지금까지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 중에서 여전히 사회와 예술, 과학, 공동체, 가족에게 기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다섯 가지를 모두 실천하고 있다. <석세스에이징> 중에서195p

누구나 늙어 간다. 그러나 모두 똑같이 늙지는 않는다. 새순을 틔운 오래된 감나무처럼 내 삶의 새순을 틔우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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