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넥슨에서 야심차게 계획한 야생의 땅: 듀랑고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전용게임으로 만들어졌으며 개척형 MMORPG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왔다. 굉장히 긴 시간, 6년이라는 세월을 준비해온 만큼 게이머들의 기대도 컸다. 그러나 오픈 당일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게임 접속 대기자로 인해서 접속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서비스업이다. 회사는 게임 서버를 제공하고 유저들은 그 사용에 대한 대가로 비용을 지불한다.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과금을 ‘서버비를 냈다’라고 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이다.
듀랑고는 1월 25일 오전 10시에 오픈하였는데, 튜토리얼을 수행 후 캐릭터를 생성하면 에러가 발생했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제작사는 오후에 점검공지를 냈다. 점검이 끝나고 서버가 하나 더 늘었지만 대기자수 만 명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접속이 불가능했다.
그 다음 날에도 여전히 대기자수는 만 명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 상황은 점심 무렵에 재점검에 들어가고 오후에 다시 서버가 오픈된 후에도 지속되었다. 게임 오픈한지 사흘 만에 비로소 접속자 대기수가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수는 무려 7만 명 이상이었다.
넥슨이라는 거대한 게임회사에서 이 정도 사람들을 수용할 서버를 구축하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수많은 광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모일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외부 유저로서 회사 내부 사정을 알기는 힘들다. 하지만, 넥슨의 위상을 고려하면 안일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몇 년 전부터 한국 게임들의 완성도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 다시 런칭한 라그나로크 제로(이하 라그제로)도 이러한 일이 있었다. 몇 년 만에 오픈한 게임이 제작사측의 부실한 준비로 서버를 다시 닫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 게임사들이 타국 게임사들에 비해 창의력이나 기술력이 떨어진다곤 생각되지 않는다. RPG게임의 참신함에 있어서는 오히려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 게임의 운영은 점점 퇴화하고 있다. 위의 듀랑고 사태에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오랜 기간의 준비, 공격적인 마케팅이 무색하게 게임의 기본적인 요소인 접속조차도 충족하지 못하는 운영은 실소를 자아낸다.
몇몇 AOS게임에서 한국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게임 선진국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게임사들은 운영에 있어서는 부끄러운 후진국일 뿐이다. 이번 듀랑고 사태로 인해서 한국 게임사들이 무언가를 보고 배웠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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