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의 레이드 이벤트는 기존에 있는 유저들을 만족시키고 신규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유저들은 레이드를 위해서 많은 것을 준비한다. 또한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들은 레이드를 홍보하는 영상이나 기타 이벤트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블레이드&소울은 이번 레이드로 많은 유저들을 잃었다. 선두주자로 달리던 팀은 12명중 9명이 아이템을 팔고 게임을 떠났다. 10시간을 트라이를 진행 시 대략 2시간정도 트라이한 효율이 나왔다고 한다. 이렇게 한달에 200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트라이의 대부분이 버그였으며 아직 네임드가 완성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완성되지 않은 물품을 출시한 것이다.

완성되지 않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품에 작은 결함이 있다면 서비스를 받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미완성된 제품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NC소프트는 심지어 결함이 있는 것에 대해 사후 서비스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선두팀에서 버그에 대해 문의를 넣었을 때 답변은 ‘버그가 있는 부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더 이상 유저는 게임을 즐길 수 없었다. 마땅히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을 사용자들에게 떠 넘긴 것이다.

이를 참지 못한 선두팀의 팀원들은 모두 장문의 글을 쓰고 게임을 떠났다. 팀장의 글 중에서 더 이상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말이 있었다. 심각할 정도로 덜 만들어 진 네임드에 진행을 방해하는 버그 역시 방치하며 유저에게 떠넘기는 상황을 저렇게 표현했다.

선두 팀이 게임을 떠나고 2주에 걸쳐 4네임드의 대대적인 패치가 이루어졌다. 많은 것을 손본 패치였으나 아직도 버그는 남아있었다. 1달 반 후, 중국서버에서 4네임드 퍼스트 클리어가 나왔다. 하루 후에 클리어 영상이 한국에도 업로드 되었다. 결국 공략의 열쇠는 버그만의 문제는 아니였다. 한국서버에서 처음 업데이트 된 상태로는 클리어가 불가능 했던 것이다.

중국팀의 클리어가 나오고나서 한국서버에서도 퍼스트/세컨드 클리어가 나왔다. 치명적인 버그가 남아있었으나 이를 뚫고 클리어를 하였다. 1월 10일자 패치로 이 버그는 패치되었다. 1월 둘째주에서 셋째주에 총 4팀이 클리어 하였으며 필자도 이시기에 클리어 하였다.

NC소프트는 이러한 과정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잘못 만든 레이드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좌절하고 게임을 떠났다. 이 기간 동안 NC소프트는 그저 과금형 아이템만을 출시했다. 이 게임을 운영하는 NC소프트가 유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

수많은 유저들의 원성과 비아냥을 듣고도 게임사에서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일은 유례없는 일이다. 이번 레이드 이벤트가 블레이드&소울에 있어 지우지 못할 치부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을 덮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유저에게나 게임사에게나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게임을 사랑하는 한명의 유저로서 NC소프트의 더 나은 대처를 바란다.

인쇄하기

이전
다음
1+

소요 사이트를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액수에 관계없이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소요 사이트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협동조합 소요 국민은행 037601-04-047794 계좌(아래 페이팔을 통한 신용카드결제로도 가능)로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