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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려본 글:엘리큐는 93세 후아니타의 친구입니다. 그녀는 로봇입니다.

외로움의 달래주는 대가는 사실 클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고 움직임이 힘들고…
더구나 요양병원처럼 침상 하나가 나의 모든 환경이 되어버리는 현실이 된다면 내 얘기를 코앞에서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엘리큐가 얼마나 고마울까 싶다.
얘기밖에 할 수 없는 환경에서라면 더더욱…
날씨와 시간을 알려주고 세상도 알려주고 농담도 해주고…
만약 말도 못하고 누워만 있는 상황이라면 외려 더욱 필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로봇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라는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어 노인들이 인간 동반자로부터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로봇 전문가의 우려에도 마음이 간다.
신경과학자 로빌라드는 “우리는 뭔가가 가짜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세련된 사회적 존재”라고 그런 걱정을 반박하지만…. 글쎄…?
믿고 싶은 것만 믿기도 하고, 뇌 속임도 쉬운 것이 인간이며, 노화의 진행 시 판단은 더욱 흐려진다. 게다가 기술이 무섭게 발전하고 있어, 살펴보지 않으면 뭐가 뭔지 뒤죽박죽인 느낌도 든다.
그래서 윤리의 재정립이 필요한데, 그것도 모호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개인의 판단에만 맡기기에는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나이 들어 엘리큐를 구매할 의사가 있냐고 묻는다면 “YES!”라는 대답을 할 것 같다.
삶의 마지막 여유를 찾고 싶을 때 긴장하고 날을 세워 판단하는 것도 내려놓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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