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을 하기 전에도 나는 헌 책을 산 적이 거의 없다.
알라딘 헌 책방에 딱 한 번 갔었는데 그곳에서도 결국 새 책을 사왔었다.
난 새 책이 좋다.
오늘 새 책을 읽는데 책 중간에 두 페이지 끝 부분이 접혀 있었다.
이 책은 들여놓자마자 한번 읽어보려고 바로 내 책상 한쪽에 올려놓은 책.
그러니 책방에 와서 접힐 일은 없다.
책을 보기도 하지만, 책을 만들기도 하는 나로서는 이런 접힌 책을 보면 안타깝다.
누군가는 이 책이 조금 접혔다고 안 사갈 것이고.
그렇다면 이 책은 그대로 재고가 될 것이고,
출판사 창고로 들어가는 동안 책은 때가 타고,
결국엔 잘려서 파지로 나갈 것이다.
그 모든 비용은 출판사 몫이다.
파본이야 어쩔 수 없지만, 책이 이곳까지 오다 보면 찍히고 찢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특히 띠지 같은 경우는 찢겨 오는 경우도 많다.
(책을 만들 때 띠지는 제발 안했으면 좋겠다!)
언젠가 한 사람이 책등이 찍힌 책을 구입하겠다고 해서 내가 오히려 깜짝 놀라 물었다.
괜찮으시겠어요?
읽는 데는 지장 없잖아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만, 그 사람이 참 고마웠다.
나라도 책등이 찍힌 책은 구입하고 싶지 않을 텐데.
날이 너무 좋은, 일요일 오후다.
[출처] 새 책을 보다|작성자 생각을 담는 집
새 책이나 헌 책이나 읽는데 지장은 없다.
다만 값이 매겨져 있으므로 새 책이라면 더욱 깨끗했으면 하고, 헌 책이라면 함부로 다루지 않은 책이었으면 한다.
오히려 헌 책의 쳐져 있는 줄이나 끄적여 놓은 메모는 책 내용 외의 다른 서사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그냥 읽고 느껴지는 여운이 크다면 새 책이든 헌 책이든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쓰여 있는 글이 중요할 뿐.
(다만, 띠지는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