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왜 읽을까.
최진영의 <이제야 언니에게>를 월요 독서모임에서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책을 선정한 첫 번째 이유는 ‘최진영’이기 때문이었다.
이 좋은 작가를 사람들이 알게 하고 싶었다.
두 번째 이유는 ‘문장’ 때문이었다.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단문으로 쓰라고 이야기한다.형용사를 쓰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아프다고 쓰지 말고,아픔을 느끼게 쓰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아주 좋은 텍스트다.
세 번째 이유는 성폭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안희정과 오거돈 같은 뉴스는 뉴스로 지나친다. 여자가 무슨 문제가 있겠거니, 생각하기도 한다. 가십거리로 삼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소설은 그렇지 않다. 아프다고 소리치지 않아도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모임에서 사람들이 말했다.
“안희정과 오거돈 등의 사건이 비로소 이해가 된다.”
“온몸이 예민해져서 책을 읽다 울었다.”
“스스로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잘못했나, 생각하는 주인공이 안타까웠다.”
“소설가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피해자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남자들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한다. 특히나 소위 성공한 남자일수록 그렇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유로 그런 것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안희정과 오거돈 같은 경우다. 그러나 안희정과 오거돈처럼 세상이 다 아는 인물이 아닌, 소설 속 제야처럼 ‘친절한’ 아저씨에게 당하는 일은 더 많다. 그 ‘친절한’ 사람들은 피해자가 모르는 이들이 아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은 모두 그보다 약자들이다.
피해자에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네 잘못이 아니야. 숨지 마. 그 놈 잘못이야. 숨을 놈은 바로 그 놈이야!
그래서 ‘그 놈’이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제야 언니에게>는 그것을 조용히, 강력하게 깨우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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