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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이 위기의 상황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500여만 명의 학생과 그 보다 약간 적은 수의 부모, 그리고 50여만 명의 교사 등 1천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교육을 사전 준비도 없이 동시에 시작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해도 원인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전달할 사람은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하고, 전달받는 사람은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는 그런 소통의 지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위기의 상황에서 소통을 훈련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입니다.
수천 년 교육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니, 그런 일을 겪는 것도 시대의 선택을 받은 사람만 가능한 것입니다. 소통하기에 최악의 상황에서 혼란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노력은 우리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먼저 위기 상황에서 성공적인 소통의 전제 조건은 학부모가 스스로 중심적인 역할자임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누구도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는 조건에서 학부모는 교사와 학생의 중간에 위치합니다. 그러니 양방향 전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의 학습과 일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힘들겠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야만 합니다.

아이들과 처음 해야 할 일은 온라인 개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아는 것입니다. 부모는 교육부나 교육청의 발표 내용과 학교에서 보내온 자료를 아이들과 함께 그 내용 파악을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어렵겠지만, 그 이상은 부족하고 암호문 같더라도 가지고 있는 자료를 앞에 두고 머리를 맞대세요. 일종의 프로토콜을 맞추는 작업입니다. 이런 노력은 소통에서의 오류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뒤처진 디지털 교육의 대한 지식을 만회해줄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것도 주도성을 살려주기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와 함께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일과를 정리하고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세요. 학습에 불편함은 없었는지, 새로운 과제는 어떤 것이 나왔는지, 학교에서 새로운 안내가 있었는지를 살피고, 다음 날 있을 일정과 그 준비사항을 매일 챙깁니다. 아침이 바람직하지만, 저녁 식사 후에 가지는 것도 무난합니다. 단 그 시간은 가능하면 10분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일과 평가 시간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지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일지는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5분 남짓한 시간에 작성할 수 있도록 그 날 한 일과 특이사항만 남겨도 의미가 있습니다. 기록은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고, 부모들이 이번 과정에서 남긴 기록들은 나중에 교육 발전에 훌륭한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로부터의 연락을 놓치지 말고 피드백을 빨리 해주세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하십시오. 온라인 개학 초기에는 다양한 이유로 많은 연락이 학교에서 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평소에 활용하던 소통 채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새로이 학교에 입학한 경우에는 꼼꼼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답답한 상황도 이해를 해주셔야 합니다. 피드백은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것 보다는 아이의 상태를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의 대부분은 선생님이나 단위 학교에서 해결하기 힘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정확한 소통의 중요성을 부모나 아이가 경험할 수 있으면 합니다. 아이맘과 아이들을 만나면서, 소통 수단에 관계없이 메시지를 건성으로 보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불확실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메시지의 의미에 집중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4월 한 달은 메시지의 완전한 전달을 위한 소통이 아니라 불완전한 메시지를 함께 완성시켜가는 협업의 소통을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전이고 기꺼이 감내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역할을 즐겨봅시다. 우리는 아이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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