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석원의 게임 이야기 19] RPG 게임들이 잃고 있는 것들

국내에서 RPG는 20년 이상 인기를 꾸준히 유지해오는 장르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많은 게임사들은 다양한 게임을 출시해서 게임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 중에서도 ‘바람의 나라’,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등은 모두 10년 이상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이다.

그런데, 최근의 RPG 게임들이 과도하게 경쟁적으로 변질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RPG는 복잡한 게임이지만 게이머들의 목표는 단순하다. ‘캐릭터를 성장 시켜나가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이다.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퀘스트들을 이겨나가고, 게임 내에 수많은 설정과 업적을 숨기는 재미는 RPG의 매력이다. 캐릭터를 꾸미거나 마음에 드는 맵을 탐험하는 것은 소소하지만 무시 못 할 재미를 준다.

지금 20, 30대 들이 어릴 때 메이플스토리를 어떻게 즐겼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레벨을 올리는 성취감도 있었지만, 많은 게이머들은 가보지 못한 맵과 잡지 못하는 몬스터들을 구경하는 재미에 더 심취하지 않았던가.

요즘 RPG 게이머들은 다른 것 같다. 경쟁에 집착해서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우위에 서는 것만이 목적이 되었다. 나의 클래스가 타인의 클래스보다 좋아야하고, 나의 레벨이 상대보다 낮으면 참지 못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돈을 주고 아이템을 사는 것을 당연시한다. 게임 중에 상대방을 비난하고 심지어는 같은 편도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게임은 즐거워야한다. 게임에서 최고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을 즐기면서 일상 속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되어야 한다. RPG는 그런 면에서 훌륭한 게임 장르이다. 과도한 경쟁이 게임을 고통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현실이 안타깝다. “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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