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회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이 지난 9월 2일에 폐막되었다. 이번 아시안 게임은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지금까지 국제 스포츠대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육체적 능력을 겨루는 종목을 주로 채택해왔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오락거리로 받아들여져 온 게임이 e-sports라는 이름으로 시범종목에 들어간 것이다.

이번에 지정된 E-sports 종목에 채택된 게임은 모두 6개이다. PES2018, 클래시로얄, 펜타스톰,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2 그리고 리그오브 레전드이다. 몇몇 게임은 국내 게임유저들에게는 생소한 게임이다. PES2018은 축구게임의 일종이고, 하스스톤은 TCG장르 즉 카드게임이다. 클래시로얄, 펜타스톰, 리그오브레전드는 AOS장르이고, 스타크래프트2는 RTS 게임으로 분류된다. 한국에서는 위의 6개 종목 중 2개 종목, 스타크래프트2와 리그오브레전드가 본선에 진출했으나 아쉽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양에서는 중국, 한국, 대만을 제외하고는 E-sports가 활성화 되지 못했다. 대부분은 프로리그 조차 없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주최하는 ‘리프트 라이벌즈’ 같은 아시아권 선수들 대회 외에는 큰 규모의 국제 대회는 없는 실정이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비록 시범종목이지만 E-sports가 추가되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건이다. E-sports는 이미 미국·유럽 등 서구에서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각국의 프로리그는 활성화되어 있고, 국가 대항전도 많은 관심 하에 열린다. 이에 비해 아시아 지역은 중국이나 한국에서 ‘리그오브레전드’ 리그가 유일하게 서구에 필적할 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을 뿐이다.

아시안 게임에 E-sports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아시아 각국의 게임업계 종사자들이나 게이머들이 어깨를 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 세계적으로 게임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이 예상외로 2개 종목에서만 본선에 진출했다는 것은, 열악한 국내 게임 인프라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런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기회로 아시아 각국의 정부들이 게임에 대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게임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서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했으면 한다. 국가 간 축구 경기를 보면서 한국인임을 느끼게 된다면 게임에서 그렇지 못할 이유가 없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올해 아시안게임은 더 없이 행복한 이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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