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들이 기다리는 여름방학 시즌이 다가왔다. 공부의 부담에서 조금 여유가 생긴 학생들의 게임사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 기간 동안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한다. 이벤트는 신규 사용자나 잠시 게임을 중단했다가 복귀하는 사용자, 그리고 이미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용자 등 대상에 맞춰 다양하게 제공된다.
이벤트는 새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레벨이나 실력을 빠르게 올릴 기회를, 기존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RPG 사용자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다시 겨울 방학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된다는 생각에 학생들은 부담이 될 정도의 시간을 게임에 몰입하거나 일종의 의무처럼 참가하게 된다.
학생들의 빈 시간을 노리는 게임 회사들의 이벤트는 많은 보상과 혜택을 주지만, 그만큼 많은 학생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이벤트의 혜택은 사용시간이나 게임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충분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매일 최소한 2~3시간 혹은 그 이상을 요구할 정도로 조건은 가혹하다.
RPG 게임회사들이 PC방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진행하는 한 이벤트는 가치가 높은 아이템을 보상하는 조건으로 90시간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름방학 기간이 한 달이 채 되지 않으니 학생들에게 하루에 3~4시간 PC방에서 게임을 하라는 이야기다. 시간도 문제지만 시간 당 1천원이라는 게임방 사용비도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벤트 보상으로 다른 사람이 게임에서 더 유리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가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돈을 받고 게임을 대신해주는 업체가 성행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진다. 몇 만원의 돈을 주면, 업체가 게임을 해주고 사용자들은 이벤트 보상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을 얻게 되는 것이다. 요즘 PC 방에 가면 좌석에 사람은 없는데 게임에 로그인되어 있는 컴퓨터를 볼 수 있는데 게임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게임 이벤트는 모든 유저들이 즐기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게임사들은 매력적인 이벤트 보상 뒤에 숨겨진 가혹한 조건은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도를 넘는 온라인 게임 이벤트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단기간의 수익보다 건전한 사용자층을 늘리는 긴 안목의 이벤트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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