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유튜브는 지난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세계 유튜브 사용자들의 하루 동영상 시청이 10억 시간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5년 전에 비해 시청시간이 10배로 늘어난 것인데, 가파른 성장세가 놀랍기만 하다. 국내 청소년들의 유튜브 사용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26.7%가 유튜브 같은 1인 방송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관심은 전통적 미디어가 만든 프로그램보다는 사용자나 채널 운영자가 직접 제작한 영상에 있고, 대부분의 시간을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유튜브 사용을 믿고 맡겨 두어도 되는 것일까? 초당 7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에는 유해 콘텐츠도 많다. 하루에도 수천만건의 음란물이 올라와 미성년자들에게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 없이 노출되고 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검색을 하다가 민망한 장면을 보게 되는 낭패를 겪기도 한다. 더 걱정되는 것은 아이들이 직접 나쁜 콘텐츠를 만들어서 올리는 것이다. 재미 혹은 인기를 위해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노출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등 엽기적 상황을 연출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내보내기도 한다. 단순히 유해 콘텐츠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그것의 생산자, 혹은 출연자가 될 수도 있는 현실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에게 세심한 관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법과 정책에 의한 규제는 더욱 어렵다. 결국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부모들의 몫이다. 유튜브의 ‘제한모드’ 사용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알고 실천하자. 가족들이 함께하는 장소에서만 미디어를 소비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미디어를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르치는 것이다.

이재포 협동조합 소요 이사장


                                                       한겨레신문(http://www.hani.co.kr)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칼럼을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2017년 3월 6일 온라인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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