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바둑, 포커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을 압도했지만, ‘코딩 대결’에서는 아직 인간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도쿄에서 열린 AtCoder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폴란드 출신의 코딩 챔피언 프셈이스와프 덴비악Przemysław Dębiak, 온라인에서 ‘Psyh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는 OpenAI의 AI 참가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번이 인간이 마지막으로 우승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그만큼 무섭다는 뜻입니다.

41세의 덴비악은 5년 전까지 OpenAI에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런 대회가 좋아서 계속 참가하고 싶은데, 저보다 잘하는 마법 같은 존재가 나타난다면 좀 좌절스러울 것 같네요.”

그는 이번 승리를 ‘아이러니’라고도 했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트윗을 올렸어요. AI 개발에 기여한 제가 결국 AI에게 패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죠. 결과적으론 이겼지만,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죠.”

이번 대회는 전 세계 상위 랭커 11명의 인간 코더와 OpenAI가 개발한 코딩 AI 알고리즘이 참가한 대회였습니다. AI는 2위를 기록했으며, Psyho와의 점수 차는 불과 9.5%였습니다. OpenAI CEO 샘 알트먼은 그의 승리를 축하하는 트윗을 남겼습니다.

이 대회는 무려 10시간 동안 진행되며, 대표 문제는 ‘외판원 문제(travelling salesman problem)’와 같은 복잡한 최적화 문제입니다. 문제 자체는 간단해 보이지만, 컴퓨터로 완벽하게 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요즘은 ChatGPT가 기본적인 코드 작성을 도와주는 데 자주 쓰이지만, 이런 열린 논리 문제에서 AI가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놀라운 성과입니다.

Psyho는 말합니다.

“지금 상태로는 여전히 인간, 특히 상위권 인간이 복잡한 문제 해결이나 논리적 사고에서 AI보다 낫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코드 타이핑 속도에 한계가 있고, AI는 수많은 작은 수정 실험을 초고속으로 해볼 수 있어요.”

그는 AI를 “한 명의 인간을 여러 번 복제해 병렬로 작업하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지금은 AI가 가장 똑똑하진 않아도 확실히 가장 빠릅니다. 때론 평균적인 사람을 수백 명 복제하는 게 뛰어난 한 사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죠.”

이러한 맥락에서 Meta와 Microsoft 등 거대 IT 기업들은 이미 AI를 활용한 코드 작성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2025년 5월, “향후 1~5년 내 AI가 사무직 일자리의 20%를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Psyho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지금 거의 모든 직업이 이런 변화를 겪고 있어요. 특히 사무직은 당장 영향이 오고 있죠. 육체노동은 로봇 기술이 아직 몇 년은 뒤처져 있지만요.”

그는 AI의 발전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많습니다. 가짜 정보, 사회적 영향, 인간이 삶의 목적을 잃는 문제까지. 기술은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하는데, 사회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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