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판다라고 부르는 자이언트 판다(giant panda)는 멸종위기 동물에서 벗어났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6년에 판다를 멸종위기종에서 멸종취약종으로 보호 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 한때 천 마리 미만으로 떨어졌던 개체수가 지금은 2천마리가 넘게 증가했다.

중국은 자국의 상징 같은 판다의 개체 보존을 위해 국가 차원의 노력을 기울였다. 자연보호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벌목 금지와 함께 판다의 먹이인 대나무 숲을 대규모로 새로 조성했다. 외국 동물원에 보내는 판다는 모두 임대 형식으로 철저히 관리했고, 그 곳에서 새끼가 태어나도 소유권은 중국에 귀속되었다.

에버랜드 판다

판다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야생의 판다는 무리를 지어 사는 게 아니라 혼자 생활한다. 짝짓기 때도 암컷과 수컷이 만난 뒤 곧바로 헤어진다. 암컷은 오로지 새끼를 키울 때만 같이 산다.

큰 덩치에 귀와 눈의 커다란 검은 반점으로 귀여운 모습의 판다는 금방 눈에 띈다.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동물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개체를 개별적으로 식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얼굴이 털로 덮여 있고, 표정이 거의 없는 판다의 독특함 때문이다.

중국 쓰촨성 청두판다연구기지(Chengdu Research Base of Giant Panda Breeding)는 판다의 생태를 보다 깊이 연구하고 파악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사용한다. 살아있거나 죽은 600마리 이상의 판다에서 200,000만개가 넘는 이미지가 쌓여 있었다. 10테라바이트 이상의 영상 자료를 데이터로 활용했다.

청두판다연구기지 홈페이지 캡처

그 중추적 역할을 한 게 인공지능과 얼굴인식 기술이다. 먹고 자는 것 외에 움직임이 거의 없고 무표정인 판다의 얼굴에서 미세한 차이점을 찾아냈다.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해결되었다. 야생의 판다를 추적하는 일이 훨씬 쉬워졌다.

AI 얼굴인식은 비단 인간에만 적용되지 않고 동물로 확대되었다. 광대한 보호구역 안의 판다는 수백개의 CCTV를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 자연 파괴와 남획은 판다를 멸종 위기로 몰아넣었지만 인간의 반성과 노력, 그리고 첨단 기술의 선한 역할은 판다를 되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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