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군사력 순위에서 미국 다음가는 초강대국이다. 러시아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우크라이나도 만만치 않다. 장갑차 세계 7위, 자주포 8위, 전차는 13위로 세계 군사력 25위의 국가다. 물론 골리앗 러시아와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선전을 군사력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전쟁을 이끄는 요소는 무기만 아니라 병참, 군인들의 사기, 명분, 국제적 역학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것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존 전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소셜 미디어가 새로운 병기로 등장한 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의 소셜 미디어는 전세계 반전 여론을 주도하고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를 이끌어낸다. 러시아를 국제사회의 외톨박이로 만드는 공격 무기로, 우크라이나에 온정의 물결이 넘치게 하는 방어 무기로 전쟁을 수행한다.
소셜 미디어의 중심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있다. 군청색 티셔츠를 입고 자국민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전쟁을 지휘하는 그의 소셜 미디어는 세계를 움직인다. 참상을 알리고 굳건한 항전 의지를 다진다. 똑같은 옷차림의 미 의회 화상 연설은 기립 박수를 받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적인 첨단무기 추가 지원으로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한달 새 팔로워가 650만명 이상 늘어났다. 우크라이나 정부의공식 트위터 계정 팔로워는 190만명으로 전쟁 전보다 6배 급증했다. 소셜 미디어는 우크라이나를 단순한 침략의 희생자가 아닌 유럽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수호자로 바꾸어 놓았다.
우크라이나 기술장관은 트위터로 팀 쿡 애플 CEO에게 러시아에서 애플 스토어의 폐쇄를 요구했고, 애플 매장은 문을 닫았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게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를 요청해 통신이 끊기지 않게 만들었다. 소셜 미디어의 반전 여론은 맥도날드, 코카콜라, 스타벅스가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하게 했다.
30여년 전 세계는 전쟁을 안방에서 경험했다. 결프전 생중계는 CNN을 주류 미디어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제 전쟁 소식을 TV나 신문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대신한다. 도처에서 실시간으로 전쟁을 고발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이 싸우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세계 여론을 우크라이나 편으로 이끄는 첨병이다.
알레포의 전쟁 참상
소셜 미디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만 부각된 것은 아니다. 시리아 내전 알레포의 참상 고발,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경제 불평등 해소를 촉구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흑인 인권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그리고 홍콩 민주화시위까지 소셜 미디어는 그 중심 역할을 했다
현장성에 기반한 소셜 미디어는 즉각적, 집단적 반응을 유발한다. 그게 인권, 환경, 반전, 민주화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할 경우 그 연쇄 반응은 폭발적으로 확장된다. 개인정보 유출, 신상 털기, 집단 따돌림, 사이버 폭력, 스팸 공해 등 온갖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가 우리 곁에 희망의 메시지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순 TV 보도와 SNS의 힘이 더해지는 부분은 확실히 다릅니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도 SNS에 전쟁, 평화, 푸틴 등 개인의 목소리를 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받는 `좋아요`나 팔로우 수는 다른 사람과 의미도 다르잖아요.
TV를 보며 허공에 내뱉는 혼잣말과는 확실히 힘이 다릅니다.
예전엔 전쟁이란 남의 나라 얘기 같았지만, 지금은 그 민감도도 확실히 다르게 느껴지고요.
어릴 때 배웠던 지구촌을 성인이 되어 절절히 느끼고 있습니다.
뭐든 빛과 그림자는 공존하니까 부정적인 결과물만 들여다보지 말아야겠다 싶어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금까지는 별로 관심없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사에 대해 찾아보게 됩니다. 우리나라 역사가 복잡한 줄 알았는데, 유럽사는 너무너무 복잡해서 한 방에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우크라이나처럼 두 세력의 경계에 있는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 전쟁하지 않고, 평화를 누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침략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초딩 때 `공산당이 싫어요`를 보고, 고딩 때 교련을 배운 마지막 세대.
그런데도 전쟁 위기는 잘 몰랐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남의 나라 전쟁이 오히려 내게 경각심을 일으킨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전쟁 후 나라를 지키고 영웅으로 묘사된 것도 나쁘진 않지만(러시아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므로),
그래도 혹시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방법은 없었을까?
지도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전쟁을 시작하는 나라의 지도자가 나쁜 놈이라면 방법은 없는 걸까….
볼수록 처참하고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