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헤리티지((MyHeritage)는 2003년에 설립된 이스라엘의 온라인 가계 플랫폼 개발업체다. 플랫폼 이용자가 사진을 올리고, 140억 개 이상의 기록물 검색을 통해 자신의 혈통과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2021년 ‘딥노스탤지아’(Deep Nostalgia)로 주목을 받았다.
마이헤리티지 홈페이지 캡처
‘딥노스탤지어’는 사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사진 속 인물이 동영상처럼 얼굴을 좌우로 움직이거나 살짝 미소 짓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게 했다. 일종의 딥페이크로 사진에 자연스런 표정 연출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유명인의 사진을 올려 죽은 이들을 그리워하는 새로운 추모 방법으로 각광을 받았다.
마이헤리티지가 ‘딥노스탤지어’의 업그레드 버전을 내놓았다. 사진으로 얼굴의 표정을 만드는 것은 물론 여기에 더해 말까지 하는 ‘라이브스토리’(LiveStory) 서비스다. ‘라이브스토리’는 고인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로 들려준다. 방법은 먼저 서비스 이용자가 고인의 사진과 함께 고인의 삶을 텍스트로 올린다. 그러면 AI 딥러닝과 음성합성 기술이 결합해 죽은 이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동영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이헤리티지 홈페이지 캡처
이 서비스는 마이헤리티지와 AI를 기반으로 사진을 비디오 영상으로 자동 변환하게 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인 이스라엘의 D-ID의 합작에 의해 이루어졌다. D-ID는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 사진으로 스스로를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영화 예고편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마이헤리티지의 ‘라이브스토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웹이트나 앱에 자신의 계정을 생성해야한다. 앱은 구글플레아나 앱스토어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라이브스토리’로 생성된 영상은 가족이나 친지와 공유할 수 있고 소셜 미디어에 게시할 수 있다. 14일간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무제한은 유료로 전환해야 한다. 31개의 언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마이헤리티지 홈페이지에서는 프랑스의 엔터테이너이자 레지스탕스, 민권 운동가였던 조세핀 베이커(Josephine Baker, 1906년~1975년)가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말하는 영상을 보고 들을 수 있다. 50여년 전 사망한 그녀의 사진과 텍스트를 기반으로 기술이 만들어 낸 성과다. ‘라이브스토리’는 이처럼 누구나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지, 선조의 사진으로 그들의 삶을 보고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마이헤리티지 홈페이지 캡처
마이헤리티지와 D-ID는 장기적으로 메타버스 환경에서 얼굴뿐 아니라 전신이 3D로 입체화 한 AI 디지털 아바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D-ID의 공동 창립자인 길 페리(Gil Perry)는 사용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 그리고 고인이 된 가족이나 역사적 인물을 메타버스에서 애니메이션화 해 대화를 나누는 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인슈타인과 대화하며 질문하고 과학을 공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기술은 상상 그 이상의 새로운 세상을 예고한다. 죽은 이를 불러오고, 입으로 생전 그들의 삶을 말하고, 심지어 함께 가상 공간에 뛰어들어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기술이 보여주는 무한 잠재력과 확장성이다. 물론 악의적 이용을 전제하지 않을 때 그렇다. 사용자가 모욕적인 내용을 넣거나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거짓 정보를 흘리는 데 사용한다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이 글 보면서 악의적 사용이 충만히 넘쳐나겠다 싶었습니다.
대통령 딥페이크, 일반인의 포르노 합성 딥페이크 등 지금도 부작용이 순작용보다 넘쳐나니까요.
다만 영역이 살아있는 사람에서 죽은 사람까지 확장되는 거겠죠.
의도적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덧씌워 계속 보여준다면 세상 모든 진실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을 것도 같네요.
소설 1984에서는 모든 기록을 바꿔서 모든 사실을 바꾸잖아요.
어차피 역사는 기록의 산물이니까. 지나간 일은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일반인들은 시간이 지나고 진실을 알기 어려워지겠죠.
예로 중국이 동북공정에 이용하기 위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으로 중국에 충실히 복종하는 이미지를 넣고 장기간 세뇌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100년의 세월이 흐른다면요?
사람들이 어리석지 않다고 하지만 일방적 정보를 듣고 깨우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훌륭한 기술이 나오지만, 우리의 미래는 점점 `1984`나 `미래소년 코난`처럼 그려지는 건 왜일까요?
결국 그 기술을 독점하는 자들이 원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탈중앙화로 민주주의가 실현될 것 같지만, 모든 플랫폼과 기업과 중앙정보조차 거대화 공룡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소수가 다수를 움직이기에 편리한 환경들이 되기도 했고요.
진실은 밝히기 어렵고, 거짓 정보는 퍼지기 쉬운 세상에서 중심 잡기 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는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