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식 기술을 선도하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기술을 다방면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중국은 압도적이다. 정부가 앞장서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고, 개인 정보 데이터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중국적 상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부터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게임을 금지하는 사이버 통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스크린타임을 줄이고 인터넷 중독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온라인 게임에 접근하려면 실명을 사용해야 하고, 고유의 식별번호로 로그인 해야만 한다. 그렇더라도 아이들이 부모의 디지털 기기나 ID를 몰래 사용하는 편법까지 막을 수는 없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가 최근 이런 꼼수까지 원천봉쇄 하는 강력한 게임 단속 방안을 내놓았다. 얼굴인식 기술로 확인하는 방법이다. 텐센트는 공지문을 통해 성인의 실명으로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하는 계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얼굴을 확인하고, 얼굴인식을 거부하거나 인식에 실패할 경우 미성년자로 간주해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점유율이 40%에 이를 정도로 중국 인터넷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60여종의 게임에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점차 다른 게임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텐센트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심야에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얼굴인식 기술을 테스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6월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580만명이 얼굴인식 기술로 검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얼굴인식을 거부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87%의 계정이 차단되었다고 전했다. 자녀가 게임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 하려는 생각은 전세계 모든 부모들의 공통적인 심정, 텐센트의 얼굴인식 기술은 이를 실현시켜줄 획기적인 수단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을 다른 나라에서도 따라할 수 있을까? 아무리 선한 의도라고 해도 밤에 게임하려고 접속하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는 절차는 사생활 침해이고, 일종의 검열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국가가 선도해 첨단 기술을 전방위로 활용하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저항감이 상대적으로 옅은 중국의 체제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 가디언 사진 캡처

물론 중국에서도 논란이 없지는 않다. 3년전 미성년자 사이버 통금제를 위한 실명 등록 때부터 국가가 개인 데이터를 대량 수집하는 것을 놓고 문제가 제기되었다. 얼굴인식 기술은 사이버 공간의 통제 강화와 익명성 침해, 국가의 개인 정보 수집 가능성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웨이보(Weibo)에는 얼굴만 확인하는 게 아닐 수 있다며 게임할 때는 반드시 옷을 다 입고있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과 과몰입 해결은 전세계 공통 관심사다.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16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셧다운제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소년의 건강이나 학습 역량 제고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려는 정부나 교육당국, 관련 기관의 노력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생활에 직접 개입하고, 개인 정보를 무차별 수집하는 방식은 용인하기 어렵다. 아이들이 게임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지만 자칫 부모의 자녀 양육 권한과 책임을 기술로 대체하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

중국의 얼굴인식 기술 활용은 일상적이다. 신원 확인과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범죄자를 추적하고, 독립을 외치는 신장 위구르인들을 감시하는 데 활용된다. 차도를 무단횡단하는 사람의 얼굴을 전광판에 비추고. 잠옷만 입고 활보하는 사람을 찾아내 무안을 주기도 한다. 게임 차단에 이어 얼굴인식 기술이 또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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