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신(微信)은 우리에게 위챗(we chat)으로 알려진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이다. 2011년에 처음 선보인 웨이신은 1년여 만에 사용자가 1억을 넘었고, 지금은 그 숫자가 10억 4천만 명에 이르고 있다. 중국에서 웨이신은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대화, 결제, 송금, 전자상거래 등 중국인의 모든 일상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중국인의 삶에 깊숙이 스며든 웨이신이 최근 중요한 정책을 발표하였다. 2018년 8월 1일부터 결제, 송금 등 인터넷 금융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웨이신 사용자는 티시엔(提现 웨이신 어플 상의 돈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의미함)과 신용카드 대금 결제를 할 경우에 그 금액의 0.1%를 수수료로 지불하여야 한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웨이신 사용자의 13.6%가 전자화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이러한 정책의 변화는 1억 명 이상의 유저들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견했다. 웨이신 측은 새로운 결제수단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SNS형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 받기 시작함에 따라, 투자와 성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웨이신의 신용카드 대금 결제 서비스는 사용자의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웨이신에서 보유하고 있는 돈으로 지불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기존 금융기관의 간편결제 시스템 및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에도 존재하지 않는 방식이다.
웨이신의 새로운 수수료 부과 정책은 사용자의 자금 이탈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웨이신의 성장을 위한 자금의 유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기업과 개인 사용자를 ‘텐센트만의 생태계’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다.
사실, 웨이신은 신용카드 상환 서비스 이전에 “티시엔(현금인출)”(提现)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었다. 2016년 웨이신은 티시엔 서비스의 누적 금액이 1000위안을 초과하게 될 경우 0.1%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초기 대다수의 중국의 전통 문화인 홍바오(세뱃돈이나 축의금을 붉은 봉투에 넣어주는 것)와 친구들 사이에 돈을 전송하는 등 많은 자금들이 웨이신을 통해 오갔지만, 웨이신은 자체적으로 이 돈을 운용하거나 자신들의 시스템에서 이윤을 창출하지 못했다.
티시엔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법을 통하여, 웨이신 페이의 거래 금액은 급속히 증가했고 2018년 1분기에 티시엔 서비스는 웨이신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성장했다. 신용카드 대금 결제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웨이신 사용자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경로를 일정 정도 차단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페이 등 경쟁사들 보다 먼저 텐센트가 이러한 유료 정책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그들의 우월한 시장 지위 때문이다. 텐센트는 웨이신, 큐큐로 등 SNS 서비스에 있어서 독자적 위치에 있다. 스마트페이 시장에서도 알리페이와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다. 현재, 웨이신은 중국인 대부분의 휴대폰에 설치되어 있고, 가장 자주 보는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는 다른 서방의 다른 거대 인터넷 업체처럼 무료 서비스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여 시장에서 우월적인 위치를 점한 후에, 유료화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전형적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또 거대한 시장을 배경으로 더 많은 기업들을 유리한 조건으로 유치하여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웨이신의 사례는 중국의 14억 인구가 디지털 경제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BAT로 알려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중국의 거대 IT 기업은 정부의 보호아래 안정적인 플랫폼을 만들고, 그 것을 기반으로 구글 등 미국의 거대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약진은 한국 인터넷 산업의 딜레마이다. 남북한 합쳐도 1억이 안 되는 인구가 국경을 초월한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안정적인 토대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언어와 장벽을 뛰어 넘는 도전을 해야 할까? 그 도전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젊은 대학생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까? 그 답을 찾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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