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경고는 이제 우리에게 그리 낯선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도 알파고와 이세돌의 역사적인 바둑 대결 이후 알파고의 승리를 이끈 인공지능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 관심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끈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한 ‘노동의 종말’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2013년의 ‘옥스포드 리포트(관련글 : 로봇혁명 향후 20년 이내 일자리의 절반이 로봇으로 대체된다)는 향후 20년 사이에 지금 직업의 절반 가량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바이오테크놀러지 등 신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세계 전역을 누비던 글로벌 기업들도 인간보다 훨씬 효율이 뛰어난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화 생산으로 고개를 돌려 자국의 공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독일의 아디다스가 바이에른 주에 자동화 생산 시설을 짓고 돌아온다거나, 전세계 전자제품 생산의 메카 폭스콘에서는 로봇 자동화에 밀려 하루아침에 6만 여명이 해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글 : 아디다스와 폭스콘에 불어닥친 로봇자동화 물결)

이러한 추세 속에서 AI가 이미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한 10개의 직업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술 관련 뉴스 매체인 벤처비트(VentureBeat, VB)는, 미래가 아닌 현실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AI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현저히 대체해 나가는 분야 10가지를 선정해서 발표했습니다. 이전에 소개된 내용에 비해 확연한 차별성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현존하는 AI를 직업과 관련지어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체될 직업과 사용되고 있는 AI 프로그램이 묶여 있습니다)

 

  1. 웹디자이너/ 웹개발자 – 그리드(The Grid)

웹디자이너나 웹개발자 없이 디자인, 코딩, 재디자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드는 웹디자이너나 웹개발자들이 디자인이나 코딩을 반복해서 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간단한 프로그램 매개변수의 포인터를 기반으로 하여 사업적인 아이디어나 적은 사진만으로도 완벽에 가까운 결과물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그리드는 사용자의 의견에 따라 작업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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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웹디자이너 그리드(The Grid)>

  1. 온라인마케터 – 페르사도(Persado)

페르사도는 PR(홍보)부서의 최소한 절반 이상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그들의 행동 양식에 기반을 둔 광고캠페인이나 개인화된 메시지에 대한 홍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고객을 설득하는 기술에 관한 한 가르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며, 페르사도의 접근 방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클레임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1. 오피스 매니저 – 베티(Betty)

AI는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관리하는 일까지 수행할 수 있습니다. 베티는 영국에서 최근에 시범적으로 도입된 사무실 관리자 로봇으로 매우 지능적인 로봇이며 성능과 효율 면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냅니다. 베티는 손님과 직원들을 맞이하거나 직원들의 근무시간이나 초과근무를 체크하거나 사무실 물품을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베티는 특유의 최적화된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독립적으로 공간을 이동하는 방법을 알아낼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이 스테이플러를 동료의 책상에서 가져갔는지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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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오피스 메니저 베티(Betty)>

  1. 회계사 – 스맥(Smacc)

사람들은 더 이상 계산하는 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회계를 위해 숫자를 두드릴 필요도 없습니다. 스맥은 완전 자동화된 회계 프로그램이며 미국에 있는 3백만 명의 회계 관련 직원의 일자리를 잃게 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단순한 영수증 처리부터 고객의 비즈니스 재무 기록을 모두 조사해서 처리해낼 수 있습니다. 스맥은 데이터화된 정보를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하여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든 활용 가능하게 합니다. 스맥의 플랫폼은 거래 명세, 매출, 비용, 자금 유동성 등을 분석하여 스스로 학습해 나갈 수 있습니다.

  1. 인력채용 전문가 – 플랫피(FlatPi)

플랫피는 궁극적이고 최상의 능력을 갖춘 헤드헌터(채용전문가)입니다. 일반적인 채용과정은 매우 지루하고 소모적이지만, 플랫피의 인공지능은 몇 초 안에 채용 후보자의 순위를 매겨 선별할 수 있습니다. 플랫피는 매우 간단하고 접근하기 쉽게 채용과정을 진행할 수 있으며 채용 후보자들과 상호작용하여 만족할 만한 결과를 제시합니다.

  1. 저널리스트 – 워드스미스(Wordsmith)

언론의 영역에서 더 이상 인간의 창의성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주요 뉴스 매체에서는 이미 워드스미스와 같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의해 기사가 작성되고 있습니다. 워드스미스는 단순히 정보만 나열하지 않고 정보를 취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만의 스타일로 기사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인간 기자의 작업은 편집의 여러 단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워드미스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읽어 흥미로운 소재를 찾아내고 간결하고 효과적인 리포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1. 편집자 – 볼드(Bold)

왜 저널리스트와 함께 편집자까지 잃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답은 간단합니다. 인공지능 편집자 볼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문장구조의 개선이나, 선명도를 높이는 편집, 단어의 선택 혹은 편집에 관한 그 이상의 것도 모두 해낼 수 있습니다.

  1. 변호사 – 로스(Ross)

인공지능 변호사 로스는 아주 훌륭한 법률적 자문과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로스는 매우 빠른 속도로 자료를 찾아내고, 최근에 이루어진 판례들을 조사, 연구할 수 있으며, 법률적 해석에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로스는 이미 미국 굴지의 법률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스는 법률서비스에 필요한 법령, 판계, 보조자료 등의 데이터를 쉬지 않고 빠른 속도로 분석해서 제공합니다. 슈퍼 인공지능 왓슨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자가학습이 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능력은 훨씬 강력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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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변호사 로스(Ross)>

  1. 의사 – 바빌론(Babylon)

인공지능 질병 진단 프로그램인 바빌론은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는 언어적 이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음성인식을 통해 질병 데이터베이스에서 증상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병력과 상황을 고려한 뒤에 적합한 처방을 내릴 수 있습니다. 질병을 방지하기 위하여 환자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기도 합니다. 바빌론은 현재 영국의 ‘국립건강서비스’와 연계하여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 심리학자, 치료사 – 엘리(Ellie)

엘리는 언어적 소통에 초점을 맞추는 인간 심리상담사와는 달리 상담자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스캐닝해서 분석합니다. 엘리는 특히 환자의 목소리 톤, 표정, 몸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인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입니다. 아바타를 통해 심리 진단을 하는데, 상담자들은 인간 상담자보다도 더 편하게 접근하며 더 우수한 심리진단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엘리에게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은 상담자들은 경쟁자인 인간 심리상담사보다 엘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분야 외에도 AI와 로봇, 자동화시스템에 의해 점차 대체되어 가고 있는 직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범위와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진행될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노동의 종말’의 시대를 미래가 아닌 현실로 마주해야 하는, 아이들과 청년 세대들에게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한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세상에 직면하여,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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