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인 아디다스(Adidas)가, 저임금 노동력을 찾아 아시아로 향한 지 24년만에 다시 본국 독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로봇자동화 생산이 저임금에 기반한 아시아의 생산구조보다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아디다스의 이번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 노동자 대신 로봇을 생산라인에 배치한 ‘스피드팩토리(Speedfactory)’를 새웠으며 내년부터 이곳에서 대량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2017년에는 미국에도 로봇자동화 공장을 세워 연간 100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할 계획이며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계획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허버트 하이너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에서 생산된 제품이 조만간 세계 주요 시장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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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의 이번 계획은 전세계적으로 상당한 파급이 있을 것이라 예측된다.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로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던 제 3세계 하청공장화가 로봇자동화 물결로 인해 이제 그 막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와 같은 저임금 구조를 바탕으로 한 생산비 절감이 가능한 곳을 향해 본국을 떠난 글로벌 기업들이 로봇자동화 생산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이제 다시 본국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미 BMW와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이 해외 공장을 철수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사례가 있듯이, 이러한 경향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시아에서만 1백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던(물론 지나친 저임금으로) 아디다스의 경우는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아디다스와 업계 선두를 다투는 나이키마저도 이와 유사한 자동생산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파장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로봇자동화 물결이 한꺼번에 6만 명의 노동자를 공장에서 몰아낸 일도 벌어지고 있다. 유력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2일, 아이폰 하청제조업체 폭스콘이 중국 쿤샨시 소재 아이폰 공장에 로봇을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폭스콘은 로봇자동화로 제조비용 절감, 작업환경 안정성, 제품조립 최적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 동안 빈번한 갈등의 요인이었던 노동자 인권문제나 애플의 제품 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문제 해결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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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전자제품 생산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쟝쉬성 쿤샨에서는 최근 로봇자동화 물결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쿤샨시에서는 폭스콘을 포함한 35개 대만 업체들이 지난 해 40억 위안(약 72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로봇과 인공지능 생산설비 도입에 쏟아 부었다고 한다. 쿤샨시에 따르면 폭스콘이 로봇을 도입하면서 11만 명의 노동인력을 5만 명으로 줄였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로봇자동화는 폭스콘 제조공정의 70%를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지역에 있는 600여 개의 공장이 폭스콘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쿤샨시에 위치한 전체 기업의 절반 가량이 로봇자동화 도입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산업혁명은 산업과 노동 환경에 급격한 변화를 몰고 왔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배제되고 희생당하는 일은 역사적으로도 줄곧 있어 왔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제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은 이전의 산업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파장으로 우리에게 불어닥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생명공학, 3D프린팅, 가상현실 등 새로운 차원의 기술이 서로 융합하고 연결되어 만들어내는 산업구조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른 속도로, 거대한 물결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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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기술과 기계에 의해 인간이 대체되는 현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올해 초에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지금 어린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쯤이면 65%의 직업이 사라진다고 전망했다.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지만, 7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져서 인류는 500만 개의 일자리를 잃는 셈이 된다고 어두운 미래를 예견했다. 세계 유수의 연구소에서는, 향후 20년 내로 지금의 절반에 가까운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공통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디다스와 폭스콘의 사례처럼, 세계의 공장이었던 아시아와 중국에 불어닥친 산업구조의 변화, 즉 로봇자동화 혁명은 앞으로 우리에게 전개될 거대한 물결의 서막에 불과하다. 우리는 과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는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산업구조변화에 적응할 사회적 안전장치와 보호장치가 마련되어 있는가? 우리의 다음 세대가 살아야 할 세상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제는 진정 진지하게 되묻고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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