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으로 온라인 교육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상황에서 학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중의 하나가 시험(평가)이다. 개인 공간에서 각자 시험을 보기 때문에 공정한 관리가 어려워진다.

국내에서는 최근 대학생들이 온라인 시험에서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하여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미국에서도 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의 30퍼센트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부정행위를 한 것을 인정한다고 대답을 했다.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의 대학들은 온라인 감독(Online Proctoring)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두 가지 기본 기능을 담고 있다. 먼저 시험을 보는 도중에 구글이나 다른 정보소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다른 별도의 브라우저 창을 열지 못하게 한다. 두 번째는 학생들이 온라인 외에 다른 자료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니터 이외의 곳에 눈을 돌리는지를 감시합니다. 인공지능 안면인식 알고리즘은 시험 시간 내내 학생들의 머리 움직임과 시선의 변화를 모니터링 한다. 수험생의 시선이 모니터 외의 곳으로 향하거나 수상한 행위가 포착되면 경고를 주거나 시험을 중단시킨다.

“온라인 감독 시스템은”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10년 이상 사용되어 왔으며 주로 원격 교육이나 각종 인증 시험에 사용되어 왔다. 문제는 특정 분야에서 소수의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이 시스템이 코로나로 인해서 정규교육 체계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감독 시스템을 만드는 미국의 회사인 프록토리오(Proctorio)는 봄 이후 매출이 9배가 늘었다고 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것이라는 이 시스템을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미국의 유명한 게시판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디트(Reddit.com)에는 온라인 감독 시스템에 의해 부정행위로 판단된 순간을 찍은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 사진들은 수험자 이외에 가족들이나 함께 사는 사람들이 동의 없이 찍혀있거나, 정상적인 움직임이 부정행위로 판정되는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은 시험 기간 내내 카메라에 의해 감시당하는 불편함과 무서움을 토로한다.

온라인 감독관 시스템은 코로나와 함께 우리 주변에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감시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혹은 법의 이름으로 감시는 일상화되고 있고 강화되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위치정보는 무차별 조사되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게 되면 QR코드를 입력하거나 전화번호를 기입하여 스스로를 노출한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이러한 것들이 사람들을 감시에 익숙하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미국 전자 프론티어 재단(EEF)의 활동 책임자인 린즈데이 올리버(Linsday Oliver)는 와이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도록 젊은이들에게 세뇌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디지털 감시를 받아들이도록 훈련된 학생들은 직장 상사가 배포한 스파이웨어 또는 폭력적인 파트너에 의해 부당함에 저항을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이 가져온 감시 자본주의에서 조지 오웰의 <1984>가 그리는 암울한 미래를 떠올린다. 반짝이는 웹캠 앞에서 정직하게 시험을 보는 모습을 보이려고 분투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1985>은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미래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런 미래를 만들어준 것은 기성세대의 무지와 무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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