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이는 종종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가족이 대신 내려야 하는 어려운 결정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이러한 결정을 돕기 위한 AI 도구가 등장했으며, 이는 일명 ‘P4(personalized patient preference predictor) 도구’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과연 이 도구가 우리가 원하는 해답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P4 도구는 AI를 활용해 임종 치료에 대한 결정을 예측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도구는 환자의 이메일, 소셜 미디어 활동, 검색 기록 등을 분석하여, 환자가 직접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예측합니다. 이는 환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가족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덜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도로 개발되었습니다.

이 도구가 주는 잠재적인 이점은 분명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가까운 가족조차도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치료를 선택할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AI가 더 나은 선택을 제안할 수 있다면,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환자의 의사를 더욱 존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AI가 인간의 생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P4 도구의 작동 원리는 데이터에 기반합니다. 하지만 이메일이나 소셜 미디어 활동이 과연 그 사람의 삶 전체와 임종에 대한 의지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삶은 단순한 데이터 이상의 복잡성과 감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완벽하지 않다면, AI가 제안하는 선택 역시 부정확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P4 도구가 특정 문화권, 특히 미국의 문화적 감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환자의 자율성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지만, 다른 문화권에서는 가족이나 공동체의 의견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가족에게 이로운 결정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미국과는 다른 관점입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채 P4 도구를 전 세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AI가 모든 문제의 해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생사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AI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어야 합니다. P4 도구는 가족들이 힘든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유용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완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환자의 의지와 가족의 감정을 모두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결국, 생사의 결정은 그 어떤 데이터나 AI도 완전히 이해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문제입니다. P4 도구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그 가능성은 윤리적, 문화적, 기술적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그 순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 가족의 깊은 연결, 그리고 그들이 가진 고유한 경험과 감정일 것입니다. AI가 그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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