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누구도 보고 있지 않으면
어디에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
기타노 다케시
암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크게 두 가지 경로에서 온다고 한다. 유전과 스트레스다. 가족의 암 병력이 있으면 암의 확률은 높다. 또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몸안의 면역체계가 떨어지는데 그러면 암세포를 제압하지 못해 결국 암 덩어리로 자란다. 그럼 스트레스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것도 다양한 경로에서 오지만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하면 돈(물질)과 (인간)관계다.
그런데 여기서 놀랄만한 사실은 가족관계가 스트레스의 가장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이 관계가 암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제일 많이 준다고 하니, 슬프기도 하고, 아마 그럴거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족의 두 얼굴>(최광현, 부키, 2002 )을 읽으면 이해가 된다.
90년 동안 1,450명을 추적한 사람이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Stanford)에서 종족(宗族)연구로 유명한 루이스터만박사다. 그는 1921년부터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이르는 90년 동안 1450명을 추적하며 누가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를 연구했다. 그는 인간의 건강과 장수는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예를 들면 운동(몸 움직임), 음식, 그리고 마음가짐(관계)를 들었다. 꾸준한 운동과 몸에 좋은 영양소를 공급하면 기본적으로 자연수명을 할 수 있는 조건에 들어가는데 여기에 마음상태까지 안정적이면 약과 의사의 도움 없이 장수할 수 있다고했다. 말하자면 장수하는 인간을 관찰했더니 그 사람들의 공통점은 운동과 음식의 균형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장수하는 사람들은 늙어서도 무언가에 몰입(flow)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무언가에 매일 노력하고 있었고 그 노력에 대한 성취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성취감은 크고 작은 것이건 자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는 반대로 살면서 성취감(보람)이 적은 사람은 건강하지 못하게 늙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의 결론은 무엇이든 몰입할 수 있는 그 무엇(일 또는 취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 정성과 노력을 해야 하는데 다만 그 노력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작은 성취감의 느낌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성취감은 뇌의 호르몬 활성화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때 뇌에서 생긴 도파민(dopamine)은 40세 이후의 면역력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그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를 본다면 스트레스 덜 받고 건강하게 늙어가는 비결은 두 가지다. 성취감 있는 일을 찾는 것이고 깊은관계를 맺는 것이다. 마음 먹는다고 바로 되는 일일까. 모두가 부처나 예수처럼 베풀며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가족을 위해 돈도 벌어야 하고 불편한 관계도 감수해야 하는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루이터만교수가 말한 두 가지, 성취감 있는 일(또는 취미생활)과 깊은(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스트레스를 줄이며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건조한 현실 속에서 나의 삶을 즐겁고 윤택하게 하려면 눈알을 부라려 그 두 가지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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