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세 공주가 있었다.

이 공주들은 문학, 역사, 철학의 나라를 세웠다.

어느 날 젊은 왕자 둘이 왔다.

그 둘은 젊고 찬란했다.

그 둘은 두개의 무기를 가지고 왔다.

과학과 기술이었다.

공주들이 세운 천년의 나라들이 곤경에 빠졌다.

 SBS 스페셜 <블루존의 비밀 1부: 암 말기 시한부 환자 살린 기적의 섬 ‘그리스 이키리아(Ikaria)’>편(2018.07.22)을 보면 말기암을 극복하고 장수하는 사람을 보여준다. 폐암말기인 모라이티스(Moraitis)가 바로 그중에 하나다. 그는 섬(이키리아)으로 옮겨와 45년을 더 살고 104세까지 장수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연구원 댄 뷰트너(Dan Buettner)는 “그는 재활치료도 받지도 않았고 약도 먹지 않았다. 심각한 암에 걸렸지만 암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뷰트너는 2009년 <세계 장수마을 블루존(Blue Zones) 신승미 옮김, 살림LIfe>을 출간한바 있다.

이카리아섬에는 인구 3분의 1이 90세 이상인데 치매환자가 없고 대부분 건강하다고 한다. 이유가 있을까? 노화와 장수에 관한 세계의 전문가들이 가만있을리 없다. 그 섬을 찾아가고 인터뷰 했다. 그리고 그 섬을 세계 5대 블루존 중에 한 곳으로 선정했다. 블루존이란 암과 치매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말한다. 전문가들이 관찰한 바에 의하면 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살고 있었다.

1. 일상 속에서 꾸준히 움직이기(운동/ 걷기)

2. 번잡한 마음 내려놓기

3. 은퇴 없는 목적 있는 삶 살아가기.

4. 채식위주의 식사(해초/두부/마늘/녹차/현미/ 우유/치즈)하기

5. 가족과 친밀한 친구와 시간보내기

6. 가치관이 같은 사람과 함께하기(종교)

그들은(장수하는 사람들은)홀로 늙어가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인간관계가 친밀했고, 담배와 술을 하지 않았고, 은퇴하지 않는 삶, 즉 노동과 관계 맺기를 지속하고 있었으며 (종교)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저녁은 가볍게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으며 콩과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했으며 절친한 5명의 친구가 있었다. (부럽다)그런데 위의 열거한 사항들을 신선하지 않다. 익히 비슷한 이러저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보았던 기억들이 난다. 문제는 내가 놓여있는 삶과 환경에서 그러한 실천과 행동이 가능한 것인가? 의 문제가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그리스의 그 섬으로 날아가 살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속한 현재의 영역 그러니까 40~60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대부분 가정이 있다. 토끼처럼 깡충거리며 성장하는 자식이 있고 전립선과 관절염으로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이 계시다. 가족을 책임진 가장(또는 아내)들은 그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쥐꼬리보다 작고 가는 수입의 대부분을 지출하고도 대출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많다. 아침부터 밤까지 자신의 몸과 영혼을 저당 잡혀야 아이들과 늙은 부모에게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40-60대다. 이른바 생산하고 소득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60이 넘어서야 부모님은 돌아가시고(이제는 70이 넘어도 부모님이 건재하신 가정도 많다)아이들도 독립된 삶을 살아간다.(그러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다가 어. 하는 순간에 가족과 지인들의 죽음을 듣게 되고 자신의 죽음도 생각하게 된다.

최근 현대인들은 대부분 죽음을 병원에서 맞이한다. 각종 성인질환과 암으로 병원은 늘 붐빈다. 병원은 사람이 엄청 많다. (가 본 사람은 안다) 환자, 의사, 간호원, 환자와 같이 온 식구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기타 등등으로 병원은 늘 사람들로 꽉 차 있다. 필자도 어쩌다 병원에 가게 되면 번호표 받고 대기하면서 멍하게 하루가 다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드는 생각이 어쩜 이렇게 병원에 사람들이 많을까?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실로 많다. 죽지 않으려고, 잘 죽으려고, 조금 더 생명을 연장하려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병원에 들어오고 나간다. 의사의 진단을 받고 약 처방전을 들고 깃털 빠진 오리처럼 약국으로 향한다. 약국도 병원과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약사가 불러주는 자기이름을 기다리고 있다.

대니얼 리버먼(Daniel Lieberman)의 <우리 몸 연대기>(웅진지식하우스, 2018)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못 먹어 영양실조로 병원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너무 잘 먹어 영양과다, 즉 비만으로 생기는 각종 성인병과 그로인한 연관된 질병으로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는 많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말처럼 21세기 인류는 기아, 역병, 전쟁에서 벗어났다. 굶주림, 전염병, 폭력을 통제하는 것에는 그럭저럭 성공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너무 많이 먹어서 죽는 사람이 못 먹어서 죽는 사람보다 많고, 늙어서 죽는 사람이 전염병에 걸려 죽는 사람보다 많고, 자살하는 사람이 군인, 테러범, 범죄자의 손에 죽는 사람보다 많다.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은, 가뭄, 에볼라,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죽기보다 맥도날드에서 죽을 확률이 훨씬 높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호모데우스: 미래의 역사, 김영사, 2017 참조)

암튼, 그런 사람들 그러니까 비만이든 질병에 걸렸던 사람들이건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좀 어찌 해볼까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뜨거운 소식이 나왔다. 특히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한다. 바로 인공지능의사, 왓슨(Watson)의 등장이다. 왓슨은 정확한 암의 진단과 향후 수술방법 그리고 효과적인 약 처방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진단과 처방을 내려주는 인공지능이다. 2016년 12월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IBM의 인공지능(AI)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했다. 이 인공지능은 놀랍게도 환자의 ‘죽음시기를 예측하는 알고리즘(death predicting algorithm)으로 무장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만들어낸 이 인공지능 왓슨은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이 집에서 말기 환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생의 남은 시기를 예측해주고 수술방법 또한 의사들보다 더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인정받아 국내에서도 이미 환자의 가족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물론 환자의 모든 의료정보는 인공지능에게 넘겨야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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