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뒤집힌다”.

                               영화 <마녀> 중에서

놀라운 세상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간하는 기술분석 잡지인 ‘MIT 테크놀로지리뷰’가 발표한 ‘2017 50대 스마트한 기업'(50 Smartest Companies 2017)’에 따르면, 면역 항암제인 키트루다(Keytruda)를 FDA의 바이오마커 기반한 치료제로 허가받아 영역 확장에 성공한 머크(Merck)가 17위,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를 개발한 아이오니스파마(Ionis Pharmaceuticals)가 20위, 100달러 게놈 분석 시대를 예고한 노바식(NovaSeq)을 공개한 일루미나(illumina)가 22위에 랭크돼 있다. (바이오스펙테이터 참조)

이중 22위에 링크된 <일루미나>(Illumina)(참고로 2016년 3위)를 보면 흥미롭다. 이 기업은  한 사람의 유전정보 전체를 해독하는 데 1000달러밖에 들지 않는 신장비를 만들어 세게 유전자 산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기업이 되었다. 말하자면 1000달러 이하로 개인 유전자 해독의 시대를 연 회사다. 의학계에서는 유전정보를 활용한 맞춤 의학 시대가 개막하려면 1인당 유전정보 해독비가 1000달러, 즉 100만원대로 떨어져야 한다고 예측했었다. 살펴보면 일루미나는 전 세계 게놈 분석 장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기업 가치도 높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가 2012년 일루미나 인수에 67억달러(약 7조1400억원)를 제시했을 정도다. (조선 비즈, 2018. 8.14)

4위 <23andMe> (2016년 7위) 는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 이다. 이 회사는  2018년 7월 25일 자신들의 고객 유전체 데이터를 제약사와 공유하기로 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바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라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이었다. 계약 내용을 간단하게 보면 GSK는 3억 달러(3350억 원)를 23앤드미에 투자하고 4년간 독점적으로 23앤드미의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기업 정보 제공업체 피치북(PitchBook)은 이번 빅딜로 23andMe의 기업 가치가 지난해 17.5억 달러(약 1.9조 원)에서 25억 달러(약 2.8조 원)로 상승할 것이라 예측했다.

45위에 올라있는 베리타스 지네틱스(Veritas Genetics 2016년 40위)는 유전자검사 접근 용이성 개선의 선두주자로 분류된다. 유전자 분석으로 유방암, 난소 암 걸릴 확률을 스마트 폰에 알려주는 기업이다.

한편 노인성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아일리아(Eylea)로 유명한 리제네론(Regeneron)은 2017년 영국의 바이오뱅크(Biobank)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GlaxoSmithKline)과 50만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들 기업들이 부상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유전자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2018년 3월 열렸던 국제 코호트 학회(International Cohorts Summit) 에서 GSK의 유전학 연구소장인 매트 넬손(Matt Nelson) 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신약개발 시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 보다 2배 이상 임상시험 성공률이 높았고, 2018년부터는 신약개발에 유전체 데이터의 활용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인 헬스케어 분야의 구글을 꿈꾸며 아주 파격적인 가격(99달러)으로 개인 유전체 서비스를 서비스를 하기 시작한 23앤드미는 현재 약 500만 명 이상의 개인 유전체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3앤드미 고객 중 80%는 의학 연구에 참여하겠다고 이미 동의했다

2015년 8월 <The Economist>에서는 “Editing humanity, The Gene machine”이란 제목으로 태어나는 아기의 유전능력을 향상시켜 지능이 아주 높고 병에 대한 위험이 적고, 운동선수 같은 근육에 시력이 2.0인 Design Baby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세상에 나오는 인간을 슈퍼 베이비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래의 사진 참조)

유전자 편집 또는 조작의 기술이 인간에게로 적용된다는 것은 생명과 윤리의 문제로 나아간다. 그런면에서 영국은 인간배아에 관한 생명윤리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고 있는 나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아이의 미래 유전자를 미리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생명윤리법은 21개의 유전병에 대해서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배아연구가 지극히 제한적이다. 인간배아의 유전자 편집을 ‘생명윤리법’에서 금지하고 있다. <미래&과학, 유전자 편집의 윤리,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전방욱. “CRISPR-Cas9 사용이 제기하는 윤리적 질문들” 인격주의 생명윤리 2016> 참조.

영화 <마녀>가 생각난다. 괴기스런 건물에 불안한 음향, 사방에 피가 난자하고 마스크를 한 의사들(?) 그리고 어린 아이들, 그 속에서 어떤 소녀가 숲 속을 뛰기 시작한다. 그 소녀가 영화의 주인공 마녀다.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은 영화의 시발점은 ‘프랑켄슈타인’이었고 ‘인간 본성’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히면서 자신은 사람은 악하게 태어난다는 쪽을 믿는다. 라고 했다. 사람이 선하게 태어나면 세상에 법이나 윤리 교육 같은게 필요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과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고민을 아기같은(?)소녀 -마녀를  드러내고자 한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면 <Editing humanity>(위의 사진 참조)의 아기가 생각난다. 저 아이가 바로 미래의 ‘원더우먼’ 아니면 ‘슈퍼맨’이 아니겠는가?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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