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소셜 미디어 교육을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튀어 나온 ‘디지털 리터러시’가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글을 읽고 쓰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인 리터러시가 문자 정보 시대를 살아가는 힘이라면, 디지털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그것이 우리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 능력입니다.

아동 행동 전문가 라데스키 박사(Dr. Radesky)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아이들이 매체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렌즈)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 기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요소가 들어가는지, 제작자의 관점이 어떻게 화면에 나타나는 지를 커튼의 뒤(이면)에서 살펴보라”고 권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무비와 키네마스터와 같은 동영상 제작도구와 이미지 편집, 자막 생성과 같은 다양한 툴을 사용하여 영상을 만들고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표현되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것인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또, 검색으로 다양한 정보를 찾고 그것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 콘텐츠가 때로는 가짜 정보에 근거하거나 편견에 오염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 콘텐츠의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소아과 교수인 로빈슨 박사는 광고와 콘텐츠의 구분을 특히 강조합니다. 그는 7~8세 미만의 아동은 광고와 콘텐츠를 구분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할 때 부모가 도울 것을 권장합니다. 그는 또 뉴스를 읽을 때 아이들이 출처를 찾아보고, 그 것의 평판은 어떠한지, 그리고 뉴스가 누구에게서 나왔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라고 조언합니다.

소셜 미디어 교육에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기술(미디어)이 콘텐츠의 성격과 소비자의 수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현실보다 훨씬 강력한 감각적 경험으로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가상현실이 선보인 후 아이들 사이에 가상현실로 만든 성인물 검색이 폭증하였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SNS인 클럽하우스는 소통의 수단을 문자에서 음성으로 바꾸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디어가 콘텐츠와 수용 방식, 관계의 양상까지 바꾸고 있는 현실을 아이들은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소셜 미디어 교육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부모에게 조차 소셜 미디어는 낯선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상황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어린 학습자와 미성숙한 두뇌를 고려하지 않고 만든 이러한 디지털 도구들이 부모들이 그것을 제대로 알기도 전에 아이들에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살고 있고, 그것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셜 미디어는 삶이고 환경입니다. 아이들에게 부모가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그런 까닭입니다. 세상의 변화에 열려있고 그것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는 ‘깨어있는’ 부모가 아이들 곁에 있어주는 것 보다 더 좋은 소셜 미디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없습니다.

인쇄하기

이전
다음
2+

소요 사이트를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액수에 관계없이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소요 사이트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협동조합 소요 국민은행 037601-04-047794 계좌(아래 페이팔을 통한 신용카드결제로도 가능)로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