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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소요가 의미 있는 도전을 했습니다. 소요 조합원의 자녀 중에 올해 고 1이 되는 은나연(서울), 임수빈(제주), 그리고 중3이 되는 정세빈(서울)이 함께 The Next Web의 기사 ‘데이터로 설명하는, 넷플릭스가 주류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법(How Netflix shapes mainstream culture, explained by data)’을 번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기사는 ‘소셜 딜레마’등 5편의 넷플릭스의 영화가 사회의 여론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검색어와 SNS 댓글의 분석을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내용도 문장도 중등학생이 번역하기에는 힘에 부칠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세 자매는 화상회의와 클라우드 문서로 소통하면서 어려운 과제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를 원망(?)하기도 했다고 후기에서 밝힐 정도로 힘든 과정을 보내면서 서로 친해지고, 더 높은 수준의 도전을 꿈꿀 정도의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월 한 달 동안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는 몇 가지 의도한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두 친구에게 중학교 때와는 다른 학습의 경험을 주고 싶었습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습 수준은 큰 차이가 납니다. 그 격차보다 더 큰 도전을 해보는 것은 고 1 초기에 겪는 혼란과 두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올바른 언어 학습, 특히 영어 학습이 어떤 것인지를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어 학습이 단순히 단어의 뜻과 문법을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사회 현상에 대한 폭 넓은 지식과 이해를 요구한다는 것을 번역을 하면서 느낄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사회에 미친 영향에 관한 기사는 사전과 문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좋은 내용입니다.

세 번째는 디지털이 주는 새로운 기회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번역기와 검색, 클라우드 문서, 화상회의 등 디지털 기술은 과거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학습의 기회를 주고, 그런 툴을 잘 활용하는 것이 자신의 능력을 배가해준다는 것입니다. 제 2의 두뇌인 디지털과 인공지능은 훌륭한 지적 파트너입니다.

네 번째는 디지털 문서 작성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내용에 맞는 레이아웃과 디자인을 고민하고, 링크와 각주, 그리고 적절한 참고 이미지로 풍부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문서를 만드는 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로 만든 문서는 PDF로, 웹으로 전환하여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달될 때 어떤 영향을 주는 지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협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방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세 친구는 프로젝트 전에 서로 알지 못하던 사이입니다. 클라우드 문서와 화상회의를 통해서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협업이 가져다 준 놀라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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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리적으로 떨어져있는 물리적 환경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공유한 구글 문서의 댓글로 궁금한 것을 일상적으로 나누고, 5번에 걸친 화상회의로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1월 31일에는 평가 회의를 열고 프로젝트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성과, 그리고 과정에서 느낀 것을 나누고 프로젝트를 종료했습니다.

짧은 기간의 프로젝트가 세 친구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훌륭한 산출물과 그들이 문서에 남긴 후기를 통해, 처음에 의도했던 것들의 많은 부분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후기의 일부분을 인용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만난 수빈이, 세빈이와 오랜 시간 공들여 함께 이러한 공동 작업을 해내었다 것이 정말 뿌듯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만나지 못하고 비대면 화상회의에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친해질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을 많이 했었다. 초반에는 어색했지만 서로 노력하고 소통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래 친구들과 이런 뜻깊은 활동도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어서 기쁘다.”

“처음에는 쉽게 끝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딱 키보드에 손을 가져간 순간 내가 생각한 대로 글로 나오지 않아서 너무 막막했다. 내 선에서 해석이 어려운 부분도 많았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많았다. 게다가 처음에는 세빈이랑 나연이랑 엄청 어색해서 걱정했었는데 댓글도 열심히 달아주어서 고마웠다. 줌에서도 몰랐던 부분 공유하고 서로서로 도와주면서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번역을 본격적으로 해 보는 것은 처음이기에 초반에는 어려워서 짜증도 내고 괜히 선생님을 원망(?)도 하며 새로운 문단을 시작할 때마다 막막했다. 하지만 수빈, 나연 언니가 댓글을 달아주며 ‘여기는 이렇게 하는 게 어때?’ 하고 의견도 내줘서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번역 작업을 통해 영어는 단어와 문법만 잘 안다고 해서 잘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고, 가끔 번역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유하는 번역 결과물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오역과 적절하지 않은 표현도 있지만 크게 손보지 않고 공개하는 것은 그들의 노력을 평가할 수준으로는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원문과 함께 비교해보면 세 자매의 분투(?)가 눈에 보일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저는 최소한의 도움만 주었습니다. 전체 과정을 진행하는 데는 아이들의 도전의식과 제주 아이맘 송영숙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는 것은 저에게 큰 보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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