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개학을 했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수업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는 다시 온라인으로 전환을 했고, 등교를 하는 학교도 격주 등교나 단축 수업 등을 하고 있어서 모두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학습까지 챙기는 부담과 함께, 아이들이 디지털에 더 몰입하는 현실까지도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손에 쥐고 “온라인 학습”이라는 명분까지 얻은 아이들에게 부모는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디지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해외의 유명 사이트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유익하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구글 아트앤컬처는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문화 예술 콘텐츠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쉽고 재미있는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주의: 아래의 내용은 2020년 5월 29일에 유효한 것입니다. 그 이후에 이 코너가 없어지거나 사이트내 위치가 변경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Find 5 Hidden Details in these paintings: 명화 속에 있는 숨어있는 다섯 가지의 사물을 찾는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재미와 함께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해줍니다. 예를 들면 17세기 일본 교토의 일상을 그린 그림에서 작은 개를 찾아보고, 그림에 대한 설명을 통해 작품과 그 당시 시대 상황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Mazes, Coloring, and More: 지난번에 소개했던 액티브티북입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을 컬러링과 점잇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색칠을 해보고, 그 결과물을 원화와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저학년 아이들도 점잇기로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을 사이버 세상에서 거니는 즐거움은 덤입니다.
Strike a pose like…: 유명 예술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의 자세 따라하기입니다. 어릴 때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포즈를 따라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술 작품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자세와 표정, 그리고 여유가 있으면 의상이나 주변도 비슷하게 꾸며보는 것도 좋겠지요. 그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실제 작가의 그림처럼 변환시켜보면 재미가 더할 것 같습니다.
Play with art using only your phone: 아트앤컬처 앱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유명한 미술작가들의 작품 톤으로 전환시켜주기도 하고, 셀피 사진과 유사한 초상화를 찾아 주기도 하고,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AR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이 단순히 게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Who is this: 그림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를 맞히는 퀴즈입니다. 이 코너는 인물뿐만 아니라 그림에 관련된 지식을 퀴즈 형태로 학습하게 해줍니다. 퀴즈 내용에 따라 제목도 바뀝니다. 문제 풀이는 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림에 관한 배경지식을 익히게 해줍니다.
Sites to see from your sofa: 말 그대로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전 세계의 유명한 장소를 둘러 볼 수 있는 코너입니다. 전 세계 1만 곳 이상의 장소를 360도 사진과 스트리트 뷰로 현장감 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장거리 이동과 비용의 부담 없이 지구 곳곳을 찾아갈 수 있어서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경험의 민주화’를 가져다주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Activities to do at home: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 관련 활동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이 코너에 있는 ‘Name that art’는 어린 소녀가 그림을 보고 설명을 하면 저명한 큐레이터와 미술전문가가 아이의 설명만 듣고 어떤 작품인지를 맞히는 게임입니다. ‘Make Up a Dance Routine’는 무용가의 동작을 인공지능으로 동작을 분석한 것을 보여주고, 스스로 안무를 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Who REALLY invented that?: 나침판, 화장실 변기, 칫솔 등 일상 사물들의 발명과 관련된 이야기들입니다. 짧은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일상에서 만나는 궁금증을 지적 호기심으로 이어갈 기회를 줍니다.
Explore in Augmented and Virtual Reality: 미술관, 박물관, 관광지 등을 AR, VR로 체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은 현실의 체험을 강화시켜주거나 전혀 다른 감각의 세계를 느끼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세상을 만나보세요.
Explore in 3D: 역사적 유적지를 입체감 있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2차원의 스크린에서 3차원으로 되살아난 과거를 탐험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이야기해도 아트앤컬처의 내용을 소개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구글 아트앤컬처는 전 세계 80개국 2천개 이상의 미술관, 박물관의 소장품과 주요 문화, 예술, 역사적 자산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역을 자연사, 과학(우주, 인공지능 등), 여행, 스포츠 등 삶의 모든 분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아트앤컬처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몇 가지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이트가 매 순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소개한 것들을 아트앤컬처의 첫 페이지나 내용에서 찾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매일 주제와 구성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당황하지 말고 검색을 해보거나, 다른 것으로 관심을 돌리면 됩니다.
두 번째는 사이트의 변화를 읽고, 테마와 그 디테일한 콘텐츠 구성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큰 배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온 지적 자산들을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볼 수 있는 것만큼 큰 배움이 있을까요? 주제를 선정하고, 그 것에 맞는 콘텐츠를 선정하고, 그 내용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구성과 미디어 형태에 대한 최고의 사례를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하이퍼링크가 주는 지식의 확장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지식과 체험에 머무르지 말고, 그 속에 있는 링크를 최소한 2~3개는 타고 가면서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과 관점을 받아들이세요. 뭉크의 <절규>에서 작가의 절망과 그의 어두웠던 가정사를 알아볼 수 있고, 그 배경이 되고 있는 피오르드 해안을 찾아가거나, 그의 작품이 수없이 패러디되는 사회적 상황을 고민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쩌면 자신도 알지 못했던 관심사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네 번째는 사이트에 구현되어 있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아트앤컬처는 디지털 기술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웹, 360도 사진과 영상, VR과 AR,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이 문화예술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Experiments(실험)는 그런 시도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우리 경험에서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아트앤컬처를 아이들의 학습 활동과 연계할 때에 고려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언어 장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이트를 접속하거나 앱을 열면, ‘구글 번역기’가 하단 중앙에 자동으로 보입니다. 한글로 전환된 콘텐츠는 일부 어색한 것이 눈에 띄지만, 번역된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아이들의 영어 학습 수준에 따라서 처음부터 한글로 보거나, 제목만 영어로 볼 수도 있고, 전체 내용을 다 영어로 볼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특별전이나 한글 테마의 글 등 처음부터 한글로 제작된 내용도 있습니다.
시작은 아이들의 관심사에서부터 가볍게 하세요. 아트앤컬처라는 제목만 보면 미술과 음악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다루고 있는 분야는 삶의 대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평소 흥미를 가진 것을 찾아서 가볍게 보고 지나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이트를 자주 방문해야 하겠지요? 워낙 콘텐츠가 많고 매일 새로운 내용이 추가됩니다. 하루에 한번 혹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방문하는 것은 변화를 인식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의 체험을 클라우드 문서로 기록하는 것도 좋은 학습이 됩니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이나 파워포인트로 아트앤컬처의 콘텐츠를 옮겨보거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과정에서 디지털 쓰기 능력이 길러집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훌륭한 학습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요즘과는 다르게 학부모세대들은 학교에서 고급 예술 문화를 교육받거나 그런 경험을 할 기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미술작품은 교과서에 나오는 작은 이미지로 보는 것이 전부였고, 바하의 음악을 듣기 전에 그가 음악의 ‘아버지인지 어머니인지’를 묻는 문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그랬으니 이제 여유가 있어서 미술관을 찾아도 그림 앞에 서면 막막해지고, 어쩌다 찾는 클래식 음악 공연장에서 박수를 언제 쳐야할지 고민하다가 즐거움을 놓치고 맙니다. 아트앤컬처의 ‘아트’에 주눅들지 마세요.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그것이 우리 삶의 다양한 표현이고, 그것을 공감하는 과정에서 ‘나’와 ‘우리’를 발견할 수 있음을 경험하세요. 어쩌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클릭합시다.
아트앤컬쳐의 세계의 길잡이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