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에 공개된 ChatGPT는 이미 많은 나라의 교육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OpenAI에서 개발한 챗봇인 ChatGPT는 설득력 있는 에세이를 작성하고, 과학 및 수학 문제를 풀고, 제대로 작동하는 컴퓨터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

학생들은 그것을 사용하여 과제물 작성하고 AI가 생성한 것을 자신이 한 것인 양 학교에 제출한다. 교사는 이 ChatGPT를 사용하여 부정 행위를 하는 학생들을 적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그것이 수업 계획을 망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교육자들의 우려는 우선 두 가지로 모아지고 있다. 첫 번째는 잘못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그리고 때로는 차별적인 답변을 뱉아내는 챗봇의 성향이 교육에 미칠 악영향이다. 두 번째는 그것을 이용한 학생들의 부정행위인데, 지금 당장 학교 현장에서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교사의 역할 혹은 존재 가치에 대한 실존적 고민도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자신이 ChatGPT에게 학생의 글을 몇 편 주고 평가를 요구했는데, 그 챗봇은 아주 짧은 시간에 자신보다 더 상세하고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했다고 한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그 교사는 “지금 내가 필요하기나 한 건가요?”라는 자조와 농담이 섞인 질문을 했다.

느닷없이 교육현장에 끼어든 ChatGPT는 그 동안 막연한 두려움이었던 인공지능의 위력을 생생한 현실로 다가오게 했다. 준비되지 않은 미국과 유럽의 학교는 ‘금지’와 ‘차단’으로 급한 불을 차단하고 있다. 뉴욕시는 교육 네트워크에서 ChatGPT 접속을 차단하고, 여러 학교에서도 비슷한 조치들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상하리 만치 조용하다.

이 놀라운 기술에 교육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논의와 논란이 있지만, 나는 미국 고등학교 교사의 질문 “지금 내가 필요하기나 한건가요?”에 대한 답을 얻는 것에서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교사의 가장 기본적인 일인 가르치는 것을 대신하거나, 교사와 학생이라는 전통적인 관계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소요는 10년 전부터 일관되게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을 교육하고 그것을 교육에 활용할 것을 주장하고 실천해왔다. 그런 맥락에서 앞으로 몇 회에 걸쳐 ChatGPT를 학교에서 금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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