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의 교육자료를 만들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철학자 AI와 같이 문장을 생성해주는 도구는 간혹 엉뚱한 산출물로 실망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만족하거나 놀랄 만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인류는 손이나 막대기로 그림을 그린 이후로 글쓰기에 있어서도 기술의 도움을 받아왔고, 얼마 전까지는 맞춤법 검사나 자동 텍스트 완성을 일상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해왔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GPT-3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은 간단한 프롬프트(제시어)만 입력하면 거의 모든 주제에서 인간 수준의 텍스트를 순식간에 생성해주는 놀라운 성능으로 독창성과 창의성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미 언론인, 기업인, 콘텐츠 제작자, 학자, 시인 등 많은 사람들이 텍스트를 생성해주는 인공지능을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인공지능 작가와 협업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된 것입니다. 오늘날 학생들은 인공지능으로 글을 쓰는 것이 이미 필수가 되어가는 미래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철자법과 문법 검사와 같은 것이 워드프로세서 기능으로 받아들여지고 글쓰기 연습에 포함되었듯이, 텍스트 생성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는 인공지능 글쓰기의 잠재력을 모르거나, 학문적 진실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그것을 활용하거나 사용법에 대해 교육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느 곳보다 콘텐츠 제작에 인공지능을 먼저 활용해왔던 소요의 경험은 진실성을 해치지 않고 높은 수준의 사고능력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간단한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학생들이 글쓰기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습니다.
1. 인공지능을 자료 조사원 혹은 보조 연구원으로 활용합니다. 대규모 언어모델은 인터넷에 인류가 쌓은 정보와 지식의 대부분으로 훈련되었습니다. 그들은 몇 초 만에 내가 원하는 주제의 정보를 파악하고 문장으로 정리해줍니다. 비록 처음 나오는 결과물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후속작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인공지능에게 나의 주장에 비판적인 시각 혹은 반대의 관점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비평을 포함한 글은 신뢰성을 높일 수 있고, 주장하는 논지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과 토론을 하면서 미리 철학자AI를 통해 찬성과 반대의 논리를 점검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3. 인공지능 문장 작성기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각각의 알고리즘도 다르고, 그것을 훈련시킨 데이터의 양과 질도 다릅니다. 다른 AI 작성기를 사용하여 동일한 주제에 대한 여러가지 버전의 문장을 생성하고 비교하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글쓰기의 전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4. 인공지능이 공동창작의 파트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글의 벌스 바이 벌스Verse by Verse는 유명한 시인을 한 사람 선택한 후, 사용자가 첫 줄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그 작가 스타일과 비슷한 다음 절을 제안합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적 활동에 함께하는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접점은 빠르게 확대되어갈 것입니다. 교육, 특히 중등 교육 이상에서 이러한 도구들은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교육되어야 합니다. 마치 없는 것처럼 무시하거나 사용을 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학생들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 도구의 사용은 창의적이고 비판적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학생들이 늘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도록 훈련되어야 합니다:
“이 인공지능을 훈련시킨 데이터는 무엇인가? 그 데이터에 제외된 것은 무엇이고 누가 어떤 이유로 그렇게 했는가? 어떤 가정, 편견과 차별이 이 데이터에 포함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관점이 생성된 문장에 포함되어 있는가?”
우리가 누군가의 도움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살아온 배경,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태도, 가치관 등을 알고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듯이 새로운 지적 파트너로 등장한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Verse by Verse의 첫 화면이 깔끔하게 예뻐요.
근데 미국 시인은 친근한 분이 없네요.
그래서 편안한 이름을 골라봤는데, 시인의 정보를 먼저 알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친근해서 고른 이름이지만, 위키피디아 글을 보니 시인의 삶과 어울리는구나? 싶기도 하고요.
자유시에 7음절의 조건으로 문구를 넣어봤습니다.
시작 문구
start of the day.
The sky road opens, and time wakes up.
제시된 문구
Laid my hand upon its breast.
They lookd at the world I had
Underneath my native face;
That you’d count them on your face
Laid my hand now at the breast.
시인에 대한 설명을 보고 나온 결과물이라 그런지 뭔가 문구가 더 와닿는 느낌이에요.
아쉬운 건 한국의 시인이나 작가들이었다면 더 확 와닿는 게 있었을 텐데…. 싶더라고요.
화가의 그림 유형을 따라 하는 것도 멋졌지만,
작가의 글 유형을 따라 하는 건 여운이 또 다르네요.
시각적인 힘이 크다지만, 저는 글의 힘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특히 막히거나 힘들 때 후속 작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활용은 배경지식을 갖추고, 인공지능의 사용에 대해 익숙해지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세상은 정말 순식간에 바뀌네요!
삶이 감탄의 연속입니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