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평생 업으로 받아들인 큰 아들이 늘 자랑스럽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컴퓨터는 수학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하지만, 수학은 컴퓨터가 필요 없다.” 그 의미를 깊이 따지면 논란거리가 많지만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높은 추상성으로 인해 컴퓨터가 새로운 이론을 만들거나 난제를 증명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는 의미 정도로 이해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수학에 있어서 인공지능은 연산(계산)이나 해를 찾는 공식이 있는 문제를 풀어주는 수준에 그치고 그나마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문제였습니다. 도형과 문장, 그리고 식이 혼재되어 있는 문제는 푸는 것이 지금까지는 힘든 과제였습니다. 요즘 중고등학생이 많이 쓰는 한국의 ‘콴다’나 미국 회사가 만든 ‘포토매스Photomath’, ‘마이크로소프트 매스 솔버Microsoft math solver’와 같은 앱들이 그런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최근 MIT대학의 연구원들은 대학 수준의 수학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할 뿐만 아니라 마치 교수가 학생을 지도하는 것처럼 솔루션을 단계별로 설명할 수 있는 신경망 모델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MIT 전기 공학 및 컴퓨터 과학부(EECS)의 강사인 이도 드로리Iddo Drori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MIT 수학 코스와 컬럼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 코스 및 MATH 벤치마크 데이터 세트로 훈련된 이 인공지능은 출제된 문제의 정답율이 81% 달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인공지능이 새로운 수학 문제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학습한 문제와 비슷한 유형뿐만 아니라 새로운 변수를 도입하거나 변형을 한 문제까지 만들었습니다.  실제 MIT 대학생들에게 인간이 출제한 5문제와 인공지능이 출제한 5문제를 동시에 제시했을 때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인공지능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GPT-3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인공지능이 수학 문제를 척척 푸는 것입니다. 이 연구팀은 기존의 솔루션에 독창적인 다른 접근법을 취했습니다.

그들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학부 수학 과정의 많은 질문을 모델에 제시하고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원들은 AI에게 ‘점 A와 B 사이의 거리를 찾아라’라고 묻는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에 ‘두 점 사이의 거리를 찾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것이 신의 한수였습니다. 컴퓨터는 공식과 그래프 보다는 프로그래밍에 훨씬 익숙하고 이미 많은 수학 공식들이 프로그래밍이 되어있으니까요. 그리고 연구원들은 GitHub에 있는 프로그래밍 소스와 자연어를 프로그래밍언어로 바꾸어 주는 CODEX 신경망으로 학습을 시켰습니다.

연구원들은 이제 기술적으로 훨씬 더 어려운 수학 증명도 처리하도록 모델을 확장했습니다. 대학이 이 인공지능을 만든 목표는 수학 강좌 코스 설계와 커리큘럼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MOOC와 같은 온라인 학습 플랫폼에서 교수를 대신하여 정교한 1:1 교육이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는 2억 이상의 학생들이 MOOC에 등록되어 있으며, 그 중 일부 강좌에는 수천 명의 학생이 동시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학생과 교수 상호 작용이 최소화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AI는 학부생들에게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단계를 보여주는 자동화된 교수 역할을 하여 이 격차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MIT 프로젝트 논문을 보면서 두 가지 점에서 소요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는 지적 능력은 구분하고 분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 언어, 프로그래밍, 수학이 보편적 언어 체계로 있어, 지적 능력에서 가능 핵심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습니다. MIT는 GPT-3라는 언어 모델과 그것을 전문화시킨 CODEX라는 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높은 수준의 수학 문제를 풀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 개개인에 맞는 교육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MIT 수학 인공지능이 성공한 것은 컴퓨터에게 ‘수학 문제를 풀라’고 한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을 하라’고 지시를 하는 발상의 전환 때문입니다. 물론 얻고자 하는 답은 같은 것이었는데 컴퓨터가 더 익숙하고 잘하는 방향으로 과제를 제시한 것입니다. 대상에 따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시대는 그런 교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공부를 많이 해야 먹고 사는 시대가 왔고, 점점 더 그런 경향을 강해질 것입니다. 수학을 포기하는 것은 가능성의 정말 많은 부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어쩌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는 사람에게만 그런 기회가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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