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에서 따뜻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올해 처음 잡은 머신러닝 책은 800쪽이 넘는 분량의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지난 주에 힘들게 끝내고 나서 두 번째는 쉬어가는 기분으로 얇고 가볍게 따라할 수 있어 보이는 것을 골랐습니다.

101개의 문제를 풀어가면서 ChatGPT와 같은 생성 AI 알고리즘을 익힐 수 있게 구성된 책은 분명 쉬워보였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문제부터 에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가지 AI를 총동원했는데 그들도 답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잠시 건너 뛰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도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을 다잡고 책에 나오는 번역자의 메일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출근했더니 답신이 와있었습니다. 너무도 친절하게 정갈한 문체로 작성된 해결책이 담겨 있었습니다. 메일 작성 시간을 보니 새벽 1시 30분이더군요.

고마움에 다시 메일을 썼습니다. 덕분에 문제는 해결되었고, 그 배려와 정성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나의 ‘감사’도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습니다.

몇 시간 뒤에 그 번역가는 내 메일에서 ‘진실의 순간’을 느꼈다는 심정을 담은 답신을 다시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선물이 담겨있었습니다. 자신의 다른 책과 온라인 유료 강좌 수강권을 보내주었습니다.

메일이 오고가는 동안 따뜻했습니다. 어쩌면 귀한 인연을 만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내준 강좌를 마친 후에 연락을 해서 차라도 같이 할 생각입니다.

기계 뒤의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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