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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려본 글: AI 로봇 화가 아이다의 초상화 전시회

AI 로봇이 그림을 그린다니, AI 예술 장르가 생기는 걸까?
로봇이 글을 쓰고,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왜 우리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 만든 피조물이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어왔던 영역에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로봇이 인간의 단순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만들었다면, AI 아이다의 전시회는 감성과 창의력이 요구되는 예술 분야에서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더 절박한 위기감을 던져준다.

살아가면서 변변한 시 한편, 그림 한 점 남기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에 우리는 그런 예술 작품에 대해 ‘미적 가치’니 ‘예술가의 혼’이니 하면서 가치를 매기고, 또 그것을 만든 사람을 높이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한갓 인간이 만든 소프트웨어나 기계에 불과한 것이 그런 고상한 일을 한다니 일단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사실 나에게는 예술작품들이 모두 고만고만해 보이기만 하고 설명과 스토리가 없는 작품은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끼기 전에 당혹스럽게만 다가온다.
그런 수준에서 AI 아이다를 보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만든 AI로봇이 기계 팔로 휘적거린 그림에 호사가들이 온갖 미사어구로 억지춘향격의 의미부여 하는 것으로만 보인다.
물론 입시를 위해 같은 공간에서 같은 각도로 같은 팔을 휘적거리는 사람들과 무엇이 다르랴 싶기도 하지만…

그래서 AI가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나 작품 그 자체보다는 ‘의미부여 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이 든다.
예술가와 닮은 아이다가 아니라 어린 아이 혹은 코끼리 같은 인간이 아닌 어떤 생명체의 모습을 가진 로봇이 자화상을 그린다면 ‘자아가 없는 자화상’과 같은 심오(?)한 평가를 내렸을까?
예술의 문외한이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나로서는 작품이 예술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든 아이다의 모습이 예술가 비슷해 보이고, 예술가가 만들었으니 예술 작품이 된 것이라고 밖에 달리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작품이 예술적 가치가 있는지를 따질 수준도 못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사람들이 그것을 새로운 예술 장르로 구분하고 인정한다면 ‘그렇군’하고 넘어갈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인공지능이 부러워진다. 갑론을박은 인간의 몫이지 AI는 혼란스러워 하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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