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 이가 28년째 키우고 있는 대만고무나무
읽고 싶은 책이 있었다.
며칠째 읽을 요량으로 책상에 놓고, 저녁이면 집으로 갖고 올라왔다.
그런데 번번이 여의치 못했다.
어젯밤에는 맘먹고 책을 펴들었다.
그런데 읽히지 않았다.
좀처럼 읽기를 포기하는 편이 아니어서 읽히지 않아도 읽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대체 무슨 말을 이렇게 어렵게 길게 하나 싶었다.
인내심을 갖고 읽다 결국 덮고 넷플릭스를 보기로 했다.
좋은 책을 내는 출판사. 작가는 외국의 유명대학 교수. 역자 역시 대학 교수.
수십 개 국에 번역된 책. 세계 유명 언론사의 서평. 표지도 근사.
나의 독해력에 문제가 있나.
문장이 명료하든지, 아님 은유가 있든지.
내용이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문장과 글이 이토록 꼬인 글은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책 내용은 심오한 듯하나 수백 페이지에 걸친 꼬인 문장들을 읽고 이해하기는 나로서는 불가.
심지어 인터뷰를 엮었는데, 기본 구성도 안된 상태.
100페이지나 읽은 것도 아까울 정도.
그 출판사 편집자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안타까울 정도.
말이 안 되는 것은 편집자가 너무나 잘 알 것이므로.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그래도 어떤 책은 밝히지 않는 것은 누군가 그 책을 읽고 자료도 삼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전공전문가가 번역하는 책은 더욱어려워서
괜히 저같은 일반인들을 배려하지 못함을 탓하며
역자가 좀 친절했으면…… 했더랬습니다..
읽기를 포기한 밤..
책을 읽다 중단하게 될 때, 또는 글만 읽었을 뿐 이해되지 않을 때, 휴지기가 길었던 내 머리가 많이 모자르구나… 하고 자괴감이 들곤 합니다.
너무 머리를 쓰지 않아, 한글조차 안 읽히는 머리가 된 것인가? 하고 말이죠.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책 자체가 꼬인 문장일 수도 있다는 위안을 받고 갑니다.
읽는 책마다 꼬였다는 느낌이 들면 문제긴 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