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대학이 일제히 방학에 들어감에 따라 게임회사들이 대목을 만났다. 게임회사들은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이고 각종 이벤트로 매출 올리기에 힘쓴다. 또 한편으로 유저들은 이 기간에 게임회사들이 얼마나 사용자들을 신경 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올 방학 시즌 동안 국내 대표적인 게임회사의 서로 다른 서비스 태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당연히 즉각적이다.

블레이드&소울은 NC소프트에서 개발/운영 중인 MMORPG 게임이다. 이 게임은 빠른 전투와 좋은 타격감을 바탕으로 던전의 복잡한 패턴을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인기가 높다. 그런데 최근에 신규 업데이트와 대규모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대거 이탈을 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도한 과금 유도와 수정되지 않는 버그의 문제는 지난 칼럼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서버의 지연시간이다. 이른바 ‘핑’이라고 하는 것은 유저가 키보드를 조작했을 때 게임 상의 캐릭터가 반응하는 시간을 말한다. 국내에 서버를 둔 게임의 지연시간은 10ms(ms=밀리세컨드, 1000분의 1초)이다. 서버에 많은 사용자가 몰려도 대부분 게임의 핑은 50ms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블레이드&소울의 최근 핑은 100ms이상, 최대 200ms를 넘나든다. 이 정도는 정상적인 게임이 힘들다. 이런 사태는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게임회사들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수많은 문의에 대해서 입을 닫고 있다. 게임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으니 유저들의 이탈은 당연한 것이다.

또 다른 게임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에서 개발/운영 중인 MMORPG게임으로서 이번 여름방학에 블랙 업데이트라는 제목으로 많은 이벤트와 신규 콘텐츠를 출시했다. 15년 이상 서비스한 게임이기에 이번 업데이트는 많은 유저들의 관심과 참여를 가져왔다.

서버 가용인원을 넘어선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함에 따라 시스템의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 로그아웃 현상과 백서버 현상이다. 백서버 현상이란 서버에 몰린 지나친 트래픽으로 인해 몇 시간의 기록들이 서버컴퓨터에서 삭제되는 현상을 말한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는 이러한 서버폭파와 백서버 현상이 총 3회 발생하였다.

그러나 넥슨 운영진은 메이플스토리의 디렉터가 직접 글을 써서 사과했으며, 이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서버 가용인원을 늘림과 동시에 서버인원이 한계치에 도달할 경우 일시적으로 유저들의 접속을 차단하여 위와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막았다. 현재 메이플스토리는 PC방 게임점유율 2위에 랭크되어 있고, 이번 여름방학에서 유저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게임이기도 하다.

미국의 거대 IT업체인 아마존의 모토는 ‘고객을 기다리게 하지 말라’이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한다. 상대, 혹은 서버와 경쟁하는 게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올해 방학 시즌에 국내 대표 게임회사들이 보여준 상반된 고객서비스와 그 결과는 인터넷 서비스 업자들에게 성공을 위한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었다. 고객을 화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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