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은 산만해 보인다. 공부를 할 때도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소리에 반응한다. 당연히 부모는 아이들의 주의분산으로 인한 학습부진을 걱정한다. 그런데 그런 부모들은 자신도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부모들의 잘못된 디지털 사용으로 인한 위험성은 과소평가되고 있다.2010년 초 미국 보스턴의 한 연구진은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한 명 이상의 어린이와 함께 식사를 하는 55명의 부모들을 은밀히 관찰했다. 성인 40명은 스마트폰에 녹아들었고 일부는 아이들을 거의 무시했다. 부모와 아이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단절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단절은 아이들의 발달에 필요한 상호작용을 어렵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미국 템플대학의 히시 파섹 교수는 “언어는 학업 성취에 대한 가장 좋은 예측 변수이고, 언어 능력의 핵심은 어른과 아이들이 대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모가 스마트폰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 아이들은 성장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스마트폰 집착은 아이들과의 관계에 또 다른 문제를 만든다. 산만한 부모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짜증과 불안함을 느낀다. 그런 상황에서 함께 있는 아이들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놓치거나 잘못 읽게 된다. 또 자녀들에게 부모가 스마트폰을 자기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당연히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더 의존하게 된다.

“아이들은 어른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아이들에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부모의 변명은 들리지 않고,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낯선 사람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아이들의 산만함을 탓하고 걱정하기 전에,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에는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모습을 부모가 먼저 보여줄 일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it/852414.html#csidx191796c8965d6c7b1e9d3f3bf70f7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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