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의사의 손을 대신해 수술 도구를 제어하며 수술하는 것을 로봇 수술이라고 한다. 의사를 도와 로봇이 수술 전 과정이나 일부에 참여하는 것으로 1999년에 처음 선보였다. 정밀성이 요구되는 복강경이나 내시경 수술에 흔히 쓰인다.
지난 2005년에 국내에 첫 도입된 로봇 수술은 첫 해에 17건에 그쳤지만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는 연간 2만건이 넘는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형병원의 로봇 수술 장비는 이제 필수가 되었다.
기술의 진화와 더불어 로봇 수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여기에 홍콩 중문대(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CUHK) 연구팀이 개발한 ‘자성 점액 로봇’(Magnetic Slime Robot)은 새로운 차원의 로봇 수술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로봇 수술은 환자의 환부에 구멍을 몇 개 뚫은 뒤 의사가 콘솔 장비로 10배 이상 고배율의 3차원 확대 영상을 보며 초소형 로봇팔을 원격 조종해 이루어진다. 홍콩 중문대 연구팀의 로봇은 인체를 훼손하지 않고 위장 속으로 쉽게 진입해 수술할 수 있는 길을 예고한다.
이 로봇은 폴리비닐알코올(PVA), 붕사, 네오디뮴 자석 입자를 혼합해 만들어진 ‘비뉴턴 유체’(non-Newtonian fluid), 일종의 혼합 물질이다. 힘이 가해지는 정도에 따라 액체와 고체로 자유자재 형체의 변신이 가능하다. 흔들릴 때 더 잘 흐르는 토마토 케첩이나 초콜릿, 치약, 페인트 등이 이 같은 성질을 지녔다.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는 이런 속성을 활용해 인체에 쉽게 진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내의 이물질을 단단히 감쌀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소형 수은 전지를 삼켰을 경우 이 로봇이 식도와 위장을 타고 들어가 전지를 발견하면 이를 움켜줘 빼낼 수 있게 된다.
이 점액 로봇을 제어하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은 자성이다. 로봇에 네오디뮴 자성 입자가 포함돼 자기장으로 점액을 조작할 수 있게 된다. 한 개의 자석으로 점액 로봇이 좁은 공간이나 통로를 통과할 수 있게 하고, 두 개의 자석으로 로봇을 고정시키거나 늘릴 수 있다. 또한 제어 자석을 회전시키면 특정 물체를 쉽게 휘감아 붙잡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신축성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점성 혼합물질은 전기를 전도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전선을 감싸 연결할 수 있고, 고장 난 회로를 수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과 수술에서의 활용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젤 같은 특성으로 장기를 훼손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혼합물질은 엄격히 말하면 로봇으로 부르기 애매하다. 내부에 로봇 기술이 탑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성을 이용해 다양한 변신과 활동이 가능하다. 앞으로 여기에 첨단 로봇 기술을 융합하면 그 활용성은 배가되고, 의료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자성 물질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기사를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공상과학영화 보는줄 알았습니다.
활용이 끝이 없겠어요.
이런걸 상상해 낸 인류가 대단하네요~
자성 컨트롤이 관건일것 같은데요.
보면서 살짝 징그럽기도 하고 쪼끔은 귀엽기도 한데 진짜 놀랐네요. 우~와~~~
뭔가 캐릭터화시켜 수술할 때 친근감을 높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복잡한 인체 내에서 저런 특성을 가진 물질이라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 같아 엄청나게 기대됩니다.
무려 20년 전 수술실에서의 경험치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석기시대와 현대문명 같은 차이가 느껴집니다.
멋진 기술에 신뢰감만 높이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