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화소는 이미지 크기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화소수가 높을수록 큰 사이즈의 사진을 인화할 때 선명함과 해상도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을 때 카메라 화소수는 몇 십만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고급카메라로 등장한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 :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의 시초인 니콘 D1도 270만 화소에 머물렀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술 향상의 결과였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카메라는 천만 단위 이상의 화소가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으며 5천만 화소가 넘는 카메라도 출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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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0억 화소의 초고해상도 카메라가 공개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구글문화연구원(Google Cultural Institute)이 개발하여 공개한 ‘아트카메라 Art Camera’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구글문화연구원은 전 세계의 근현대 예술과 역사 자료, 문화를 디지털화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문화예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아트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꾸준한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예술품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근현대 미술품으로 1000종에 이릅니다. 여기에는 피사로, 램브란트, 고흐, 모네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글문화연구원 링크: 아트카메라 이미지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본 결과, 붓터치와 화면의 질감, 물감의 상태, 캠버스의 감촉까지 느낄 정도의 섬세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구글에 따르면, ‘아트카메라’는 작품을 구역별로 나눠서 수백 배에 달하는 클로즈업 촬영을 자동적으로 반복하는 로봇시스템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 완벽한 초점을 맞추기 위해 레이저와 고주파 음파를 병행해서 사용하고 세부적인 디테일을 얻기 위해 컴퓨터 시스템으로 사진을 재조합하여 그림을 재구성합니다. 아트카메라를 사용하면 고해상도 이미지 작업도 30분 정도면 완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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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는 빛에 영향을 많이 받는 예술품입니다. 특히 자외선, 가시광선에 약합니다. 또한 습기로 인한 열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명작 회화는 전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복사본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원작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미술관이나 전시관에서도 이러한 회화의 특성 때문에 전시회를 여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구글문화연구원은 미술관이나 전시관에는 이러한 부담감을 덜어주고 대중들에게는 수준 높은 예술품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아트카메라’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글문화연구원 ‘아트프로젝트’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귀한 문화예술품을 디지털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계획이 실현 가능해진 것은 놀랍도록 발전한 디지털기술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복제해 낸 예술품이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 힘듭니다. 원작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복제 능력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스크린에서 보는 예술품과 미술관에서 실제 작품을 감상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구글문화연구원의 ‘아트카메라’를 활용한 아트프로젝트는 문화예술에 대한 보존과 향유라는 관점에서 보면 꽤 의미 있는 작업이라 평할 만합니다. 불현듯 고흐의 그림이 보고 싶어질 때, 파리나 암스테르담을 가지 않고도, 컴퓨터를 켜고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그의 마음이 살아 있는 붓질의 질감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면 이는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임에 분명합니다. 앞으로 전개될 구글 아트프로젝트의 향방이 궁금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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