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지나치게 몰두하고 빠져들면 중독이 되어 쉽게 헤어날 수 없게 된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웹 기반 조사 플랫폼인 디스카우트(Dscout)는 사람들이 하루에 스마트폰을 만지는 횟수가 무려 2,617번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정보통신진흥원은 청소년의 30.6%, 성인의 16.1%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둘 다 2016년의 조사 결과다.
이런 현실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오스트리아의 디자이너 클레멘스 쉴링거(Klemens Schillinger)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놨을 때 나타나는 금단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제품을 선보였다. 검정색 직사각형 몸체에 동그랗고 작은 다섯 개의 볼이 내장돼 있어 손으로 스크롤 하거나 스와이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게 해 분리 불안 증세를 막아준다는 것이다.
업무와 생활에 혁명을 가져온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 되는, 몸의 일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일어나자마자 찾고, 잠자리에서 만지작거리고, 화장실에도 갖고 들어가는 게 일상이 되었다. 디지털의 편의를 외면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너무 치우쳐 균형과 조화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의 적절한 거리 두기가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고, 스스로를 돌이켜 자아를 찾게 하고, 보다 풍성한 삶을 보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몸에 밴 습성이 실천을 어렵게 만들 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스마트폰과 보내는 하루 일과를 스스로 면밀히 점검해보면 답이 나온다. 앱으로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폰의 ‘모멘트(Moment)’ 앱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지, 하루에 몇 번이나 스마트폰에 접속하는 지 정확히 보여준다. 안드로이드의 ‘넌 얼마나 쓰니’라는 국내에서 만든 앱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행태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거리 두기의 실천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무조건 쓰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단계적으로 줄여가며 몸에 배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영국의 디지털 디톡스 전문가인 타냐 구드인(Tanya Goodin)은 일주일간의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성을 띠고 있어 참고할 만 하다
우선 준비가 필요하다. 쉽지 않은 결정과 결심을 요구한다. 가장 힘든 것은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소셜 미디어를 모두 삭제해야 한다. 물론 완전 차단은 아니다. 모바일이 아닌 컴퓨터에서만 보라는 것이다. 소리나 팝업을 통한 스마트폰의 알림 기능도 꺼놓아야 한다. 사람들과의 미팅이나 대화, 식사 시간에 스마트폰은 주머니 속에 넣어 눈에 띄지 않게 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화장실에도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전제 하에 일주일간에 걸친 스마트폰 거리 두기를 시작한다.
1일 : 밤에 잘 때 스마트폰은 침실 문 밖에 둔다. 침실에는 알람 시계를 갖다 놓거나 스마트폰 알람의 볼륨을 높여서 침실에서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해놓는다. 일주일 내내 이를 실천한다.
2일 : 집에 돌아와서 자기 전까지 스마트폰은 몸에 지니지 않고 거실 같은 집안의 중앙에 놓는다. 그리고 필요하면 가서 확인하고 이용한다.
3일 : 스마트폰에서 업무 관련 이메일 기능을 꺼놓는다. 물론 그 이전에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일 : 점심이나 저녁, 또는 운동이나 모임에 가서 스마트폰은 맡겨두거나 밖으로 꺼내놓지 않는다.
5일 : 스마트폰을 전화나 인터넷, 메시지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비행기 모드로 해놓는다. 그리고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6~7일 : 완전한 디지털 디톡스의 시간이다. 금요일 밤부터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 뒤 월요일 아침에 다시 켠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다. 반드시 이 방법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항상 이렇게 할 일도 아니다. 각자의 처한 상황에 맞게 응용하고 적용하면 될 일이다. 스마트폰과의 적절한 거리 두기, 디톡스의 삶은 디지털 세상을 보다 풍성하고 현명하게 누리는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디지털 교육법이라는 사실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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