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사육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일명 ‘페북스타’로 유명세를 탄 20대 김모씨가 끝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리고 그가 불법 사육하던 국제멸종위기종 ‘샴악어’는 구조되었습니다. 이 ‘샴악어’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다세대주택의 방을 개조한 수조에서 자라온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남성이 키운 ‘샴악어’는 사이테스(CITES: 국제적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ㆍ식물에 관한 국제협약)에 멸종위기종 1급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샴악어’는 며칠 동안 굶은 상태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경찰과 환경청은 전문가에게 맡겨 임시보호 조처를 취했습니다. 이 사건이 들통나기 앞서, 김씨는 자신의 게시물에 악플을 단 미성년자 학생을 찾아가 폭행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대전에 사는 김씨가 광주에 사는 학생을 찾아가 폭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학생이 자신의 집 주소를 온라인상에 공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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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좋아요’가 15만이 넘으면 자동차 바퀴에 자신의 다리를 깔리겠다는 엽기적인 공약을 한 또 다른 청년이 있습니다. 실제로 ‘좋아요’가 15만을 넘자 이를 실행에 옮겼고 그는 병원에서 다리를 치료받았습니다. 이 청년은 그 후로도 엽기적인 행각을 계속 이어갔는데, 대부분 기상천외한 행위들이었습니다. 최근에 행한 엽기적인 행동만해도, 용접 불꽃을 얼굴에 맞기, 방바닥과 방벽에 불지르기, 딱풀 먹기 등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그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수십만에 이르고 그가 올린 유튜브 영상은 1백만이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성 페북스타들은 자신의 외모를 과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한 노출을 한 사진을 게시하기도 합니다. 나중에 이러한 사진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말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장은 페이스북만은 아닙니다. 소셜네트워크(SNS)에서는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유사하게 벌어집니다. SNS스타라고 불리는 이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합니다. 상식에 어긋나는 일일수록, 무언가 특별해 보일수록, 일탈이 과도할수록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고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를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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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SNS스타라고 불리는 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각에는 ‘좋아요’나 ‘조회수’를 늘려서 얻게 되는 수익이 그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대중의 관심이 ‘돈’과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좋아요’만 눌러주면 뭐든지 한다는, 앞서 언급한 한 엽기 페북스타는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좋아요’ 30만 명이면 자신의 신체에 불을 붙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30만 개가 되면 팔로워가 올라가게 되고 저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에요. 팔로워가 많아지면 광고가 더 많이 들어와요. 한 달에 천만 원 이상 받아요.”라고 말했습니다.(SBS모닝와이드 인터뷰)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해 평범한 사람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행위를 SNS 상에서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혹한 상해를 입기도 하지만 이를 무릅쓰고 그의 행위는 중단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것은 ‘좋아요’라는 관심으로부터 나오는 ‘돈’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눌러준 ‘좋아요’도 결국 ‘돈’으로 연결되었던 셈입니다.

“내 자신이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또 존경을 받은 일 그건 정말 명예롭고 꿈만 같은 일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좋았어요. 하루에 메시지만 수천 개씩…(중략)…그런데요, 유명해지고 알려질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었어요. 나의 작은 단점도 여러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커지고 나의 과거들 또한 또 크게 과장되어 저를 괴롭히던걸요. 평범하고 아무도 저를 모를 때는, 아무도 관심없던 일들이…사실 요즘은 발가벗은 채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위의 글은 어느 페북스타가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며 술회한 내용입니다. SNS상에 올리는 엽기적인 행위들의 근저에는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욕망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좋아요’의 숫자에 현혹되면 진실을 분간하기 어렵게 됩니다. 여기서 허세와 허상이 만들어집니다. 마치 자신들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정체를 잃어가는 ‘발가벗겨지는 삶’의 고통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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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호주의 유명한 SNS스타였던 에세나 오닐(Essena O’neill)은, 잘나가던 자신의 SNS를 어느날 갑자기 중단했습니다. 그녀는 한때 인스타그램 팔로워 58만 명, 유튜브 구독자 26만 명을 둔 소셜미디어계의 간판스타였습니다. 깨끗한 피부에 멋진 몸매, 화려한 의상을 입은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소셜미디어는 환상입니다. 모든 사진과 영상은 그저 ‘조회수’와 ‘좋아요’를 얻기 위한” 것이며 광고(수익)를 위해 대부분 꾸며진 것이라고 폭로했습니다. 그 과정은 행복하지도, 만족스럽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충고합니다.

“저는 비참했습니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비참했습니다. 나 자신을 숫자로 정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신 자신을 다른 것이 정의하게 하는 것은 순수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진짜가 아닙니다. 서로 끌어안고, 이야기하고, 밖으로 나가 자연을 즐기는 게 진짜 삶이에요.”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는 이제 우리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SNS는 어느 매체보다 빠르게 우리 삶을 지배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전보다 훨씬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망들이 이곳에서는 자유롭게 펼쳐집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를 고립으로부터 구원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깊이 들어갈수록 헤어나오기 힘든 ‘늪’이 존재합니다. 실체의 삶이 아닌 가공의 삶이 되기 쉽습니다. 진실보다는 거짓이, 자연스러움보다는 과도함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허상으로부터 얻어진 유명세에 도취되어 삶의 진정성을 잃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돈’과 결탁한 무분별한 일탈적 행위들이 난무합니다. 엽기와 혐오가 대중을 자극하고, 대중들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상술에 이용됩니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처한 대부분의 상황이 그러하지만, 특히 SNS를 ‘선용’해야 하는 것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헤어나기 힘든 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고,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풍토부터 바꿔야 합니다. SNS에서 비상식적 행위를 일삼는 자들뿐만 아니라 이에 반응하고 호응하는 수많은 사람들도 문제입니다. 자신이 누른 ‘좋아요’가 일탈과 패륜을 조장하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의미의 연대’가 아니라 ‘돈의 구걸’로, ‘좋아요’가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우리의 몫입니다. SNS의 세계는 결국 우리 삶의 연장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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